“연방정부 탓”↔“리더십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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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허리케인 피해복구 놓고 푸에르토리코 수도 시장과 설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수도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말싸움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와 마리아가 연달아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이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번 말싸움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화자찬’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레인 듀크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이 허리케인 마리아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하면서다. 그는 “파괴적인 허리케인이 지나갔지만 인명피해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다.

다음 날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의 카르멘 율린 크루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누군가 (푸에르토리코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맡고 있는지 미국의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했다. 미국과 달리 푸에르토리코는 피해가 크다는 호소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트위터에 “산후안 시장의 그런 부족한 리더십(poor leadership), 그들의 복구 인력을 돕지 못하는 푸에르토리코의 다른 사람들…”이라고 글을 올리며 시장의 리더십 문제를 제기했다. 또 “며칠 전만 해도 (정부를) 칭찬하던 산후안 시장이 지금 ‘트럼프에게 못되게 굴라’는 민주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크루스 시장의 비판을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같은 날 MSNBC에 출연한 크루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반박했다. 그는 “나는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못되게 굴기 위해 말한 것이 아니다”며 “이건 정치나 사소한 코멘트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인력을 투입해 생명을 살리는 일에 관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푸에토리코#연방정부#트럼프#리더쉽#허리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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