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우파 아이콘’… 낮은 지지율에 ‘경제 살리기’ 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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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 테메르는

브라질의 1인자가 된 미셰우 테메르 신임 대통령(왼쪽)과 부인 마르셀라. 사진 출처 더타임스
브라질의 1인자가 된 미셰우 테메르 신임 대통령(왼쪽)과 부인 마르셀라. 사진 출처 더타임스
“월가가 좋아하는 인물이다.”

브라질 14년 좌파정권을 청산하고 1인자가 된 미셰우 테메르 신임 대통령(76)에 대해 CNN을 비롯한 외신은 이렇게 평가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중도 성향인 하원 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을 15년간 이끌어온 ‘우파의 아이콘’이다. 지난달 31일 취임과 동시에 “경제부터 살리겠다”고 발표한 그는 부통령 시절이던 지난해부터 좌파정부의 주요 정책인 연금과 노동 관련 법안을 손보겠다는 우파 성향의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는 마찰을 일으켰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궁극적인 투자자들의 위시 리스트”라고 보도했다.

그는 변호사와 상파울루 주정부 검사를 거친 뒤 1987년 PMDB 소속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가디언과 FT에 따르면 정치적 거래에 능한 그는 ‘킹메이커’로서 수완을 발휘했다. 1990년대엔 보수정권과 연립정권을 구성했던 PMDB를 2000년대 중반부터 좌파 노동자당(PT)과 연정으로 이끌면서 킹메이커의 면모를 보였다.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 대선에선 직접 노동자당 소속 호세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나서며 호세프의 당선을 이끌었고 좌파정부에서 5년 남짓 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정치계 거물로 군림했음에도 탄핵 정국으로 돌입하기 전까지 테메르의 대중적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테메르가 5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자 “브라질 사람들조차 테메르의 이름을 들어본 이들이 별로 없다. 그나마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그의 부인과 관련된 얘기를 들었던 것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테메르만큼이나 주목을 받는 인물은 대통령 부인이 된 미스 상파울루 출신의 43세 연하 마르셀라 테메르(33)다. 테메르 대통령은 마르셀라가 성인이 되기도 전인 18세 때 첫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엔 세 딸을 낳았고, 여기자와 혼외정사로 아들을 두기도 한 테메르는 마르셀라와는 일곱 살 아들을 두고 있다.

테메르의 사생활이 그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테메르가 2011년 부통령이 됐을 때 마르셀라가 수영장을 포함한 부통령 관저 시설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끌어다 썼다며 이를 “마리 앙투아네트와 같은 사치벽”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질 상원은 2018년 12월 31일까지 호세프의 잔여 임기를 테메르 대통령이 모두 채운다고 공식 선언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재선을 노린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잠재적 대선 주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선 지지율이 4∼6%밖에 안 된다. 호세프의 전임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22∼23%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테메르는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일정으로 4,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갖고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중국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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