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심판대’에 서는 호세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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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원 출석 30분간 최후 변론… 30일부터 탄핵안 최종표결 들어가

게릴라 출신으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지우마 호세프(사진)는 마녀로 몰려 화형에 처해진 잔 다르크가 될 것인가,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프시케가 될 것인가.

부패 혐의로 5월부터 직무정지 상태인 호세프 대통령이 29일 오전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로 확정할 브라질 상원에서 최후변론에 나섰다. 그는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추기 위해 의회 몰래 국영은행의 돈을 끌어다 사회복지 사업에 씀으로써 연방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탄핵 혐의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81명의 브라질 상원의원은 이튿날인 30일부터 한 명씩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형식으로 표결에 들어가 31일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호세프는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유죄라고 판단하면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그 이하면 대통령으로 복귀한다. 전망은 어둡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2018년 말까지 남은 호세프의 대통령직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변신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의 차지가 된다.

‘아마존 여전사’ 시절 모진 고문에도 굴하지 않았던 호세프는 지난주 “반(反)민주적 기생충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토론이란 산소뿐”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도 자신에 대한 탄핵은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역설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브라질#호세프#탄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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