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40년대 일본 도라에몬 시대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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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무성, ICT 활용안 마련


“2030, 2040년대 일본에는 ‘도라에몬의 시대’가 열린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져올 미래를 우려하는 일본에서 로봇과 드론,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에서 그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람이 모자라는 부분을 똑똑한 기계를 활용한 자동화와 무인화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총무성 전문가회의가 2030, 40년대를 상정한 ICT 활용 구상안을 6월 중 발표한다며 28일 개요를 소개했다. 1960년대 후반 시작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도라에몬’에 등장하는, 미래에서 온 시간 이동 로봇 도라에몬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끄집어낸 갖가지 물건들이 2030, 40년대엔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라에몬이 주머니에서 꺼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언젠가는 시판될 가능성이 있다.

구상안은 △사람 △지역 △산업의 세 분야로 나뉜다. 사람 분야에서는 사용자가 선택한 언어로 외국어 음성과 문자가 자동 번역되는 ‘온갖 번역’, 고령자들의 동작을 돕는 보조 팔다리 로봇 등의 ‘건강 100년 보디’가 눈에 띈다. 지역 분야에선 하늘과 육지에서 모두 달릴 수 있는 공륙 양용 자동운전 택시인 ‘자동차 비행기’와 인터넷을 이용해 지방자치단체 창구를 24시간 활용할 수 있는 ‘어디로든 행정 서비스’가 포함됐다. 명칭은 애니메이션 도라에몬에 나오는 갖가지 도구의 명명 방식을 따랐다.

산업 분야에서는 드론이 짐을 배달하는 ‘고를 수 있는 배달’, 가사나 간병을 돕는 ‘수발 로봇’, 로봇과 드론이 작업하는 ‘전자동 농촌’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총무성은 “정보기술이 발전하면 도라에몬의 세계도 꿈이 아니게 된다”며 구상을 구체화해 정부 성장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무성 우체국 활성화위원회가 28일 마련한 우체국 편의성 제고 방안에도 ICT 활용이 다수 포함됐다. 동사무소 창구에서 이뤄지는 증명서 발급 등의 업무를 우체국에서도 가능하게 하고 우편배달 차량이나 오토바이에 카메라를 달아 어린이나 고령자 케어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내용 등이다.

ICT를 활용한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20, 30대 젊은 공무원과 기업가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총무성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정보기술 사회의 ‘미래예상도’를 생각하는 젊은 공무원 팀을 발족했다. 평균 연령 28.9세의 젊은 공무원 25명이 ‘미래디자인팀’을 구성해 차관과 함께 원탁회의를 가지며 2040년 전개될 미래 사회의 이미지에 대해 자유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쏟아져 나온 아이디어들에는 기성세대가 생각지도 못하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가령 “AI가 발전하면 AI가 나의 상사가 될 수 있다. 또 그때가 되면 AI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서 일하고 싶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간의 이동이 줄어들어 철도나 항공은 지금처럼 자주 정비하지 않아도 된다”, “내 곁에서 과거의 실패를 통해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평생 파트너 로봇도 생겨날 것” 등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사카이 마나부(坂井學) 총무성 부대신은 “쓸모없어 보이는 논의에서 진짜 아이디어가 생겨난다. 이런 것들을 소중히 하고 싶다. 우리는 늘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로봇을 다루고 길들이는 쪽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특허청은 벤처기업의 발명에 대해 특허를 단기간에 쉽게 딸 수 있게 해 경쟁력 향상을 독려하기로 했다. 대개 1년 이상 걸리는 심사를 2, 3개월로 단축하는 ‘슈퍼 조기 심사제도’의 적용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해외에서도 출원해 있을 것 △발명을 사업에서 이용하고 있을 것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중 해외 출원 실적을 요건에서 삭제한다는 것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도라에몬#ict 활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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