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와지마 사장 “긴자, 단순 쇼핑센터 아닌 문화 거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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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지마 긴자식스 사장 인터뷰

“긴자는 새로운 문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 온 거리입니다. 긴자식스는 단순한 쇼핑센터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면서 일본의 전통과 문화를 발신하는 기지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긴자식스 리테일매니지먼트의 구와지마 소이치로(桑島壯一郞·59·사진) 사장은 15일 긴자식스 7층 접견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이마루 백화점 출신으로 2015년부터 긴자식스 프로젝트에 투입됐고 올 5월에 긴자식스 상업시설을 총괄하는 현직에 올랐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다.

구와지마 사장은 “기존 백화점은 문화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문화와 예술은 긴자식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긴자식스는 모리(森)미술관과 협력해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을 비롯한 다양한 현대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는 “천장에 설치된 ‘호박’을 보기 위해 긴자식스를 찾는 고객도 많다. 이 작품은 내년 2월까지만 전시된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 3층에는 480석 규모의 일본 전통예술 노(能) 공연장을 만들었다. 구와지마 사장은 “노는 7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예술로 해외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6층 서점 쓰타야에는 예술 관련 희귀 서적들이 모여 있다.

새로운 ‘긴자의 얼굴’인 만큼 지역 공헌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건물을 통해 동서남북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했고, 건물 뒤편에 관광버스 정류장을 만들어 매일 20∼30대를 주차하게 했다. 그 덕분에 메인 도로의 불법 주차도 줄었다”고 말했다. 옥상에는 4000m² 규모의 정원을 만들어 오전 7시∼오후 11시 누구에게나 개방한다. 그는 “지진 등 재해가 났을 때 3000명이 사흘 동안 먹고 잘 수 있는 식료품, 모포 등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긴자 일대 상업시설로는 가장 큰 대피시설이다.

해외 관광객을 위해서는 관광안내, 환전, 면세, 짐 보관 및 발송을 일괄 처리할 수 있는 투어리스트 서비스센터를 설치했다. 전체 241개 점포 중에서 170개 점포에서 면세가 가능하다. 구와지마 사장은 “고객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을 20% 정도로 생각했는데 목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긴자식스 점포 중 절반 이상인 121곳이 플래그십 매장이다. 5개 층을 통으로 사용하는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긴자 플래그십을 이곳으로 옮겨 왔다. 구와지마 사장은 “풍부한 상품과 우수한 점원, 세련된 매장 디자인을 갖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긴자식스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방문객 2000만 명, 매출 600억 엔(약 6120억 원)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서도 “순조롭다”고 했다.

지하 식당가에는 일본 전역의 유명 음식점들이 입점했다. 160년 역사의 녹차가게, 130년 역사의 도시락가게 등이 들어와 있다. 구와지마 사장은 “백화점 지하상가처럼 신선식품은 다루지 않는다는 방침”이라며 “한정된 공간인 만큼 차별화를 노렸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도심재생 정책에 대해서는 “문화적 차이가 있는 만큼 같은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긴자라는 거리였기 때문에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멋진 상업시설을 만들겠다는 우리 생각이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긴자식스#쇼핑#문화#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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