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인여성 “회사에서 우익교과서 지지 강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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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거짓말 민족이라고 매도… 혐한 분위기 조성하며 차별”
회사상대 3억2000만원 손배소

“한국인은 거짓말 민족”이라고 주장하며 우익 교과서 채택 운동을 강요한 일본 부동산 대기업에 대해 40대 재일 한인 여성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大阪) 기시와다(岸和田) 시 소재 후지주택에 14년째 근무 중인 40대 재일 한인 여성은 지난달 31일 회사 측을 상대로 3300만 엔(약 3억2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회사 소재지 법원에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도쿄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는 2013년부터 한국과 중국을 비판하는 서적과 잡지 기사와 이를 읽은 사원들이 ‘중국과 한국의 국민성은 나도 엄청 싫다’고 쓴 감상문을 거의 매일 복사해 이마이 미쓰오(今井光郞) 회장 명의로 사원들에게 배포했다.

올해 5월에는 식민지배와 아시아 침략전쟁을 미화한 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를 칭찬하는 문서를 사내에 뿌렸다. 이쿠호샤 역사 교과서는 극우 단체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전직 임원들이 편집한 책으로 아베 정권과 자민당의 암묵적 지지 아래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

소송을 낸 한인 여성은 “사내 문서에 ‘거짓말이 만연하고 있는 민족성’ 등 차별적 표현이 많았다”며 “나 같은 존재는 있을 곳이 없어지고 있다”고 심정을 밝혔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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