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스웨덴 대사 본국소환…中에 구금된 자국민 딸 만나 협박?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5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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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구금된 정치범 딸에 "협조 안하면 아버지 못본다" 협박
스웨덴 정부 "대사에게 보고받은 바 없어…소환해 조사"

스웨덴 정부가 중국 주재 자국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대사는 중국에 구금된 스웨덴 국적의 홍콩 출판업자의 가족을 보고 없이 무단으로 만나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외교부는 주중 대사가 회담을 개최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번 조사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불거진 것은 최근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인 구이민하이(桂敏海·54)의 딸 앤절라 구이가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다.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책을 홍콩에서 판매하던 구이민하이는 2015년 태국에서 갑작스럽게 실종됐다. 이후 중국 방송에 등장한 그는 “2003년 자신의 음주운전으로 여대생이 사망했으며, 이를 자수했다”고 말했으나 사실상 납치, 구금이었다.

2년 형을 마친 구이민하이는 2017년 10월 석방됐으나 국가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자신의 출생지인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 다시 구금됐다. 이후 그의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앤절라의 블로그에 따르면 안나 린드스테트 주중 대사는 아버지의 석방 운동을 하고 있는 그에게 접촉해 구이민하이가 중국에서 나올 수 있게 돕겠다며 지난 1월 24일 스톡홀름으로 불러들였다.

앤절라는 스톡홀름에서 린드스테트 대사의 주선으로 사업가 2명과 이틀 간의 만남을 진행했다. 앤절라의 블로그에 따르면 사업가들은 “중국 공산당에 연줄이 있다”며 “중국 비자와 일자리를 주선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앤절라는 이들이 구이민하이의 사건에 대한 사전 조사도 없던 상태였다고 전했다. 한 기업인은 “구이민하이가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 달간 아버지의 사건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앤절라는 사업가 중 한 명이 “나를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아버지를 볼 수 없다”며 협박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박·악담·뇌물·아첨은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야당인 좌파당 의원은 “스웨덴 대사가 중국에 구금된 스웨덴 국민인 정치범의 딸을 입막음했다”며 “스웨덴을 대표하는 이가 외세의 심부름을 했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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