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완화에 일단 선그은 마크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文대통령 ‘프랑스 역할’ 요청에
마크롱 “평양의 구체적 약속 기대… 그때까지 유엔제재 계속해야”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면서 첫 관문에서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께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무엇보다 평양의 구체적인 공약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때까지는 프랑스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제재 완화 요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 역시 대북제재 유지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19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도 별도 회담을 갖고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설득할 방침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참여할 핵심 후보군이다. 대북제재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데다 ‘핵보유 5개국(P5)’으로 핵사찰과 핵폐기 과정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 순방에서 프랑스와 영국을 설득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대북제재 완화#유엔제재 마크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