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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쇼핑명소 일요일 영업 규제’ 풀기 팔걷은 佛정부-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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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쇼핑명소 일요일 영업 규제’ 풀기 팔걷은 佛정부-여당

동정민 특파원 입력 2018-09-06 03:00수정 2018-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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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뜨는 파리12구 쇼핑몰
법원서 특구 자격 박탈하자 일요일 영업 가능하게 특구 조정
지역상인들 “매출에 도움” 환영
프랑스 파리12구의 베르시 빌라주에 있는 42개 상점주들은 올 4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곳은 1990년대 말 100년 넘게 내려온 거대한 와인 창고였던 지역을 개조해 만들어진 뒤 최근 파리에서 한창 뜨고 있는 쇼핑몰이다.

그런데 파리행정법원이 “이 지역이 외국인들에게까지 명성이 널리 퍼져 있지는 않다”며 국제관광지구의 자격을 박탈한 것. 국제관광지구 자격을 박탈당할 경우 심야 및 일요일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하게 돼 영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었다. 특구 외 나머지 지역은 일요일 영업이 연 12회 가능하다.

프랑스는 노동법에 따라 근로자들의 휴식 보장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일요일 영업과 심야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2015년 당시 경제장관이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일명 ‘마크롱법’으로 불리는 ‘경제 성장과 활동 및 기회 균등을 위한 법’을 통과시켜 파리 12개 관광특구와 칸, 도빌, 니스, 디종 등 21개 관광도시에 한해 일요일 및 평일 야간에 밤 12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프랑스를 찾는 해외 관광객은 많으나 그들의 소비가 크지 않은 것이 일요일 및 야간 영업을 안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프랑스 노조는 근로자들의 권리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4월 행정법원의 판결도 노조들의 제소에 따른 것이었다.

법원 판결로 일요일에 상점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자 정부와 여당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정부는 법원이 박탈한 3개의 관광특구를 주변의 다른 특구와 합치거나 새로 특구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일요 영업을 계속 가능케 했다. 특구 지정 및 조정은 정부의 권리다.

여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의 의원 22명은 아예 지난달 “특구뿐 아니라 모든 상인에게 일요일 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관련 법안을 제출했으며 이달 중 법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성명을 주도한 여당 부온 탄 의원은 “파리는 이미 하나의 거대한 국제관광지구라 예외 없이 일요 영업이 가능해야 한다”며 “많은 대형 유통업체가 이미 일요일에 영업을 하고 있어 법과 현실이 맞지 않는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실제 2015년 법안 통과 이후 일요 영업이 가능해지자 특구 지역의 3000개 상점은 매출이 15% 늘었고 고용도 10% 이상 증가했다. 파리 백화점에서만 15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프랑스 상업연합은 여당의 법안이 통과돼 모든 상점에 일요일 영업을 허용하면 약 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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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일 일요일 기자가 베르시 빌라주에 가보니 쇼핑을 하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 아동복 매장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카타리나 씨는 “일요일에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은 800∼900명으로 평일 최대 500여 명보다 훨씬 많다”며 “특히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로 나오는 이들이 많아 아동복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근처에 사는 파리 시민 뮈리엘 씨는 “평일에는 너무 바빠 쇼핑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일요일에 문을 여는 건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다. 자발적으로 원하는 상인들은 문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프랑스에서 전 상점이 일요일에 문을 열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민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라 일부 상인도 반대해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프랑스#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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