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되찾은 볼보공장, “신차 개발로 명성 회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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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대량 해고-中에 인수 겪어, 파업 대신 고통분담… 자부심도 높아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 토르슬란다 공장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의 차체가 조립되고 있다. 토르슬란다
 공장은 현재 시간당 차량 60대를 생산하며 24시간 가동 중이다. 예테보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 토르슬란다 공장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의 차체가 조립되고 있다. 토르슬란다 공장은 현재 시간당 차량 60대를 생산하며 24시간 가동 중이다. 예테보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결국 좋은 차를 만들어 내는 게 해답입니다.”

스웨덴 예테보리시 토르슬란다에 위치한 볼보자동차 생산 공장. 생산 라인에서 엔진 모듈을 장착하고 있던 한 근로자는 볼보차가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선 배경에 대해 이처럼 말하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볼보자동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다. 인기 차량이 별로 없어 생산량도 급감했다. 토르슬란다 공장에서는 시간당 40대 정도(최대 시간당 약 60대) 차량을 생산했다. 본사와 공장 직원 약 2500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볼보 토르슬란다 공장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잇따른 신차 개발과 판매 성공 덕분이다. 1500여 명의 근로자가 다시 공장으로 돌아왔다. 현재 인원은 약 6500명이고, 생산성도 시간당 60대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국 자동차 공장과는 다르게 여성 근로자가 많았다. 전체 근로자의 약 30%가 여성 근로자라고 한다.

공장 직원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모두가 볼보 마크가 새겨진 셔츠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큰 소리로 웃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서로 얘기하고 웃는 모습이 어색하다’고 공장 관계자에게 말하니 그는 “직원들 간 대화를 많이 하라고 권장한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아야 작업 효율성이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마티아스 볼보 토르슬란다 공장 매니저는 “잇따른 신차 개발에 성공하면서 생산량이 늘어났다. 볼보의 명성을 되찾았다는 자부심에 직원들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노조의 권한과 힘이 강력한 국가 중 하나다. 볼보도 9명의 임원 중 3명이 노조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 노조가 파업을 하진 않았냐고 물었다. 안넬리 에릭손 공장 홍보팀 매니저는 “파업을 언제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우리 노조는 강하지만 회사 사정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힘들 때 서로 고통 분담을 하고 회복이 되면 회사도 근로자들의 희생을 잊지 않는다”고 답했다.

토르슬란다 공장에서는 V90과 XC90, XC60, V60 등 중-대형 모델들을 만든다. 생산 물량이 없어 한국에서 이들 모델을 사려면 3, 4개월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최근 볼보는 판매량 회복에 힘입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만들었다.

예테보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볼보공장#신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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