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中과 새 시대 열 것”… 수교임박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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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장관, 관계개선 의지 공식 표명… 대만은 단교 막으려 부총통 파견

바티칸이 중국 정부와 외교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27일 교황청 산하 바티칸라디오에 따르면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장관(사진)은 이날 이탈리아 북부 포르데노네에서 한 연설에서 “바티칸과 중국의 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장관은 “(바티칸과 중국 관계 개선은) 중국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위대한 문명을 자랑해온 중국 국가 전체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 문제를 담당하는 바티칸 국무장관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양국 수교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바티칸은 1951년 대만을 중국의 합법정부로 인정하며 중국 공산당 정권과는 단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교황의 사제 및 주교 서품권을 인정하지 않고 공산당이 통제하는 천주교애국회를 통해서만 독자적으로 주교 서품을 단행하고 있다.

바티칸과 중국의 불편한 관계는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교황이 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할 때 중국 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안부 인사를 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교황이 탑승한 전세기의 중국 영공 통과를 허용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며, 교황이 중국민과 중국 지도자에게 축복 메시지를 보낸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바티칸-중국 수교설이 본격적으로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이달 초 천주교 홍콩교구장인 존 통혼 추기경이 교황청과 중국이 최근 중국 내 주교 임명절차에 대해 일종의 양해를 이뤘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바티칸과 중국의 수교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자 대만은 천젠런(陳建仁) 부총통을 바티칸에 급파하기로 했다. 바티칸이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바티칸은 대만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 22개국 중 한 곳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바티칸#중국#수교#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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