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학부모들 더 이상 해외유학에 관심 없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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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2일 1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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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열하면 중국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중국은 ‘맹모삼천지교’의 종주국 아닌가.

그런 중국의 학부모들이 이제는 더 이상 자녀의 해외유학에 관심이 없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한때 ‘하이구이(海龜, 바다거북, 바다거북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음)’라고 불리는 해외유학파는 중국에서 큰 대접을 받았다.

실제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뒤 유학생을 미국 등 선진국에 정책적으로 대거 파견하기도 했다. 덩은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중국 학생들의 해외유학이라고 판단했다. 덩사오핑 자신이 유학파였다. 그는 근공검학(勤工儉學,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프로그램)으로 프랑스 파리에 유학했었다.

실제 하이구이는 유학을 마치고 중국으로 귀환해 선진기술을 중국의 기업에 이식하는 등 개혁개방 초기에 큰 역할을했다.

그러나 이제는 하이구이가 예전처럼 특별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급속하게 굴기함에 따라 해외 유학파들의 경쟁력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화웨이는 차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학생들이 5G 첨단기술을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유학을 와야 할 형편이다.

위난성 출신의 천모씨는 이른바 하이구이다. 그는 홍콩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과정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컴퓨터 관련 직업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하루 13시간 근무를 하지만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국내에서 교육 받은 학생들이 해외 유학생들보다 더 우수할 정도”라며 “더 이상 유학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개혁개방 이후 모두 313만 명의 하이구이가 돌아왔다. 해외로 유학을 떠난 학생 중 83.73%가 귀국을 선택한 것이다.

구직 알선 업체인 례핀닷컴에 따르면 2018년 하이구이들의 평균 연봉은 20만 위안(3310만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실은 하이구이의 절반 이상이 연봉 10만 위안(1655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에서 IT 업체를 운영하는 오레일리언 리가드는 “몇 년 전만 해도 하이구이가 더 나은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중국에서 훈련 받은 학생들이 기술은 물론 직업윤리 면에서도 출중하다”고 말했다.

경영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페이지미는 미국의 미시간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땄다. 그러나 중국에서 취업이 안되고 있다.

그는 이제 하이구이라는 말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중국 대학 출신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해외 유학파들은 보다 더 나은 기술과 언어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인적 네트워크다. 이 분야에서 유학파가 국내파를 따라 잡을 수는 없다. 따라서 중국의 기업주들은 MBA도 중국 출신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학부모들은 단기 언어 연수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더 이상 자녀의 해외유학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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