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부회장 캐나다서 체포돼… 美-中 또 출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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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표 IT기업 창업자의 딸… 美, 이란제재 위반혐의 체포 요청
中 “즉각 석방하라” 강력 항의
“美, 中 압박위해 기선제압 나선듯”… 무역협상 악재에 亞증시 줄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지 4일 만에 미중 관계에 악재가 터졌다.

5일(현지 시간)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의 부회장 겸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46·사진)가 1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립자 런정페이(任正非·74)의 장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경찰이 환승을 하기 위해 밴쿠버 공항에 있던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멍 부회장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캐나다 경찰에 요구하고 있다. 7일 멍 부회장에 대한 보석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캐나다 경찰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멍 부회장을 체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4월 미국 언론들은 화웨이가 이란 등의 국가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수사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즉각 항의하고 멍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캐나다와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구금 이유를 즉각, 분명히 밝히고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날 “우리는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멍 부회장이 체포된 데 대해 90일간의 조건부 무역전쟁 휴전 이후 중국의 시장 개방과 경제구조 개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미국이 기선 제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올해 3월의 ‘ZTE 사태’와 닮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가 북한과 이란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해 타격을 입힌 뒤 14억 달러(약 1조5600억 원)의 벌금을 물리고 제재를 해제했다. 화웨이는 ZTE보다 규모가 훨씬 큰 기업이다.

미중 무역협상에 악재가 될 수 있는 멍 부회장의 체포 사실이 알려지면서 6일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메리엇인터내셔널호텔그룹의 예약 시스템에 저장된 고객 5억 명의 기록이 해킹된 사건과 관련해 해킹을 수행한 해커들이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 작전에 동원됐음을 보여주는 단서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겅 대변인은 “구체적인 정황을 알지 못하고 어떤 형태의 해킹에도 반대한다”며 연루 가능성을 부인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중국 화웨이 부회장#캐나다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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