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中관광객 탄 버스 다리에서 추락 32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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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관광후 평양 돌아가던 길… 함께 탔던 北주민 4명도 숨져
일행중 17명은 中여행사 시찰단
시진핑 “北과 협력해 사고수습” 지시

22일 밤 북한 황해북도에서 발생해 중국인 관광객과 여행사 직원, 북한 주민을 포함해 최소 36명의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 현장 모습. 사고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완전히 뒤집힌 장면을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22일 밤 북한 황해북도에서 발생해 중국인 관광객과 여행사 직원, 북한 주민을 포함해 최소 36명의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 현장 모습. 사고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완전히 뒤집힌 장면을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22일 밤 북한 황해북도 지역에서 버스 사고로 숨졌다. 중국인 관광객들과 같이 있던 북측 인원 4명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중상을 입은 중국인 관광객 2명도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22일 오후 6시 중국인 관광객 34명을 태운 대형 관광버스 1대가 현지의 한 대교(大橋)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북-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북한행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시점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외교부와 주북 중국대사관에 “즉각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북한 관계 당국과 협력해 전력으로 사고를 잘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베이징(北京)대 인민병원 등 베이징 지역 4개 병원의 최고 전문가팀을 북한에 파견했다.

신화통신은 버스 1대에 탄 중국인 관광객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으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의 단체관광 관련 여행사 직원들이 시찰 왔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27명과 시찰단 17명이 각각 탄 버스 2대가 평양에서 60km가량 떨어진 곳을 지나다 사고가 나 시찰단 버스는 다리에서 떨어지고 관광객 버스는 전복된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통해 개성에서 평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고 미국 NK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주 평양∼개성 고속도로가 대규모 보수를 하고 있었다”며 “평양에서 개성으로 이어지는 평양∼사리원 도로는 현재 완전히 폐쇄됐다”고 전했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는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심야 폭우 속에서 파란색 대형 버스가 뒤집힌 채 심하게 훼손돼 있는 사고 현장을 공개했다. 사고 현장은 도로 위가 아니라 비포장 지역이었다. 사고 당일 폭우와 강한 바람 속에서 보수 중이던 고속도로를 피해 비포장 도로 등 다리로 우회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이징 여행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아닌 산길로 무리하게 달리다 사고가 났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기차를 이용해 북-중 접경지역 단둥(丹東)에서 평양으로 가는 모든 단체관광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북한#중국인 관광객#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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