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25 참전 같은 의지로 美 무역공격 쳐부술 것”…군사 대치 이어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8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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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가 8일 “항미원조(抗美援朝·중국이 6·25전쟁 때 미국과 맞서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한 것)의 의지로 결연히 도널트 트럼프 미 정부의 무역 공격을 쳐부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해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남중국해에는 사상 최초로 미국과 중국 항공모함이 동시에 진입했다. 무역 전쟁이 군사 대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8일 사설에서 “(6·25전쟁 때)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도운 것은 중국에 손실을 줬지만 미국이 38선에서 최종적으로 협정을 맺게 해 워싱턴(미국)의 전략적 오만에 크게 상처를 입혔고 미국 사회가 중국을 전략적으로 존중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의 중미 무역전쟁에서 우리(중국)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가를 아끼지 않는 전략적 기개로 미국이 중국에 계속 휘두르는 몽둥이가 타 없어져 버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항미원조는 미국 군대가 압록강변에 도달해 일어났다. 미국이 일으킨 무역전쟁은 중국의 핵심 이익에 충격을 줬다”며 “물러설 수 없는 위기감을 갖고 국가 근본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에 양보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로 중국 사회가 응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추시보는 “(6·25전쟁 때처럼) 중국인이 갱도 안으로 숨고 미국이 무차별 폭격했던 것이 (현재의) 무역전쟁 논리가 될 수 없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무기와 탄약이 매우 충분하다. 우리는 희생을 치러야 함을 안다. 하지만 패권의 탐욕이 마지노선이 없음도 안다”고 주장했다.

환추시보는 “중미 양국 무역전쟁은 화해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환추시보 홈페이지인 환추왕(網)은 이 사설 위에 6·25전투 때 중국(중공)군들이 상감령(上甘嶺)에서 ‘상감령영웅진지’ 팻말과 총을 들고 환호하는 사진까지 실었다가 이날 오후 삭제했다. 상감령전투는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삼각고지와 저격능선 일대 고지를 중국군이 일시 점령한 전투다. 중국은 이를 항미원조 상징 전투로 선전해왔다.

한편 미 해군 항공모함 루스벨트함(CVN-71)을 기함으로 하면서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CV-17),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 등으로 전단을 구성한 제9항모강습단이 6일부터 남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싱가로프 해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5일부터 유일한 실전 배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 남중국해 하이난(海南) 해역에서 40여 척의 군함과 함께 대규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군함뿐 아니라 잠수함, 훙(轟)-6K 전략 폭격기 12대도 출격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에 이어 3년 만에 하이난에서 열리는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해 10일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홍콩 언론들은 시 주석이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뒤 랴오닝함 전단을 직접 검열하는 관함식(觀艦式)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아오포럼은 ‘중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행사. 루스벨트함 등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에 접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칠 경우 중국이 발끈해 미중 항공모함 간 첫 대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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