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중단’ 엇갈린 발언… 美-中 누구 말이 맞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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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도 ‘쌍중단 포기’ 동의”… 中외교부 “북핵 해결 가장 합리적 방안”
트럼프 “中특사 방북 지켜보자” 트윗 “방한때 군사옵션 논의했다”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오전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특사와 대표단을 보낸다. 큰 움직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라고 적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7일 방북하는 쑹타오(宋濤·62·사진)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러시아 하원의원 대표단도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27일부터 닷새간 북한에 방문한다고 러시아-북한 의원친선그룹 간사인 카즈베크 타이사예프 의원이 16일 밝혔다. 중러 양국이 북한 방문외교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를 확인하고 돌아올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시아 순방 결과를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시 주석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멈추는’ 쌍중단(雙中斷)을 북핵 해법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그동안 중국이 주장해 온 쌍중단 옵션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미중 정상이 합의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쌍중단 배제 합의를 설명하며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에 대해 그의 거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핵 동결로는 군사옵션을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 주석에게 직접 밝혔다는 뜻이다. 1994년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한 제네바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을 들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만이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라는 점을 아시아 순방을 통해 못 박았다는 의미로도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평택 미군기지에서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관심을 모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쌍중단 배제 합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말로, 정상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정상 간 논의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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