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서 北핵실험 항의시위… 中 묵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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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핵-미사일개발 관련있는 학과… 북한 유학생 추가입학 거부 조치

중국 동북지방에서 당국의 묵인하에 북한 6차 핵실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려는 북한 유학생들의 유학 신청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북-중 관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중문판에 따르면 17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도심에서 시민 몇 명이 북한 핵실험에 항의하는 푯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인권운동가 위윈펑(于云峰)은 “어느 국가도 핵실험을 자기 내륙에서 하지 접경지역에서 하진 않는다”며 “북한은 중국 접경지대에 바싹 붙어 핵실험을 벌여 중국에 지극히 큰 위협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북한 6차 핵실험을 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중국과 가깝게는 36km밖에 되지 않는다. 핵실험으로 인한 연쇄 반응과 대기 오염이 모두 중국 땅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시위를 벌일 때 현지 공안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15일에도 반북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 대학들이 북한 유학생들의 추가 입학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물리학, 재료과학 등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 있는 학과에 지원하는 북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학 신청 거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얼빈공대 관계자는 SCMP에 “북한 학생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외교적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 측이 국적에 따른 차별이 아니냐고 물었고 우리는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며 “입학 거부는 북한 신청자들의 학업 능력이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핵심 인력이 하얼빈공대 등 중국 대학에 유학 와서 관련 기술과 지식을 익히고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북핵#항의시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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