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의 중국 살롱(說龍)]<9>19차 당대회 앞두고 왕치산 천민얼이 움직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6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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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
다음달 18일 중국 공산당 제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 투쟁 동향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력 공고화를 보여주는 모습이 잇따라 연출돼 주목된다.

먼저 지난 한 달 가량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왕 서기는 3¤5일 후난(湖南) 성에서 중처(中車) 주저우(株洲) 전동차공사 공장 등을 시찰하고 순시공작 좌담회를 주재하는 모습을 관영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 관영매체들이 6일 일제히 내보냈다. 왕 서기는 CCTV의 보도 영상에서 미소를 띠고 현지 관리들과 악수를 나누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중국 관영 매체에 왕 서기가 나타난 것은 시 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8월 1일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왕 서기는 경축대회 직후에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초 사망한 중국의 저명 과학자 커쥔(柯俊)과 주잉궈(朱英國)의 영결식에 다른 상무위원들은 모두 조화나 조전을 보냈으나 왕 서기만 별다른 조의를 표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과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은 19차 당대회에서 선출될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명단에서 왕 서기가 빠졌다는 보도를 내놓는 등 그의 퇴진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자신의 퇴진설을 불식하려는 것인지 주목된다. 이 자리에는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 부조장인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도 참석했다. 자오 부장 역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올해 69세인 왕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대한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 원칙을 깨고 유임할지 여부는 시주석의 장기 집권과도 연관돼 이번 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다.

중국에서는 관영 언론에 등장하는 지 여부가 정치적 진로나 명운을 가늠하는 한 지표가 된다. 장기간 등장하지 않는 경우 실각 또는 퇴진설이 나오며 비리 혐의 등으로 인한 조사대상으로 발표되기도 한다.

천민얼
이번 당대회에 상무위원 진입설도 나오는 천민얼(陳敏爾·57) 충칭(重慶) 시 서기가 최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에 기명 기고문을 실어 시 주석에 충성을 다짐한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천 서기가 충칭 시 서기로 부임한 이후 중앙 관영매체에 글을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방 당서기가 시 주석에 대한 충성 기고를 런민일보에 싣기는 이례적이다.

천 서기는 ‘4개 분야에서 충칭 발전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겠다’는 글에서 “언제 어디서라도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통일집중 지도력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2002~2007년) 시절 선전부장을 지내며 현지 저장일보에 ‘즈장신위(之江新語)’라는 시 주석의 칼럼 초고를 4년간 쓰는 등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이다.

친이즈
한편 리커창(李克强) 총리 계열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친이즈(秦宜智·51) 중앙서기처 제 1서기(장관급)가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 부국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공청단 제 1서기는 통상 비교적 큰 지방 정부 서기로 옮긴 뒤 중앙 권력으로 돌아오는 요직이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과 리 총리 등이 모두 공청단 제 1서기를 지냈다. 후 주석은 1서기를 마친 뒤 1985년 구이저우(貴州) 성 서기로 나갔고 리 총리도 1998년 임기를 마친 후 후난(湖南) 성 대리성장을 거쳐 성장으로 취임했다. 차차세대 주자인 루하오(陸昊) 헤이룽장(黑龍江) 성 성장도 1서기 출신이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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