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본부, 베이징으로 옮길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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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총재 ‘脫워싱턴’ 언급 “신흥국 경제 커져 대표성 높일 필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성장세가 계속되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를 미국 워싱턴에서 베이징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사진)가 밝혔다. 세계 경제 1위를 둘러싼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세계개발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10년 뒤 IMF 청사진을 밝히며 “신흥시장 영향력이 더 커지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워싱턴이 아닌 베이징에 본부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주요 신흥국 경제 규모가 커지고 그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IMF는 그들의 대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신흥국과 저소득 국가들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점하고 연간 세계 경제성장의 80%에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라가르드 총재가 농담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의 발언은 국제 리더들이 최근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를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풀이했다.

IMF는 회원국 가운데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국가에 본부를 둔다는 원칙에 따라 1945년 설립 이후 16.5%의 의결권을 가진 미국에 본부를 뒀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7%로 GDP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에 맞서 지난해 1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프랑스와 함께 기후변화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글로벌 이슈에서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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