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신저 통한 류샤오보 사진-동영상 전송 막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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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모바일 메신저 위챗 통제… 외국기업 와츠앱 전송도 불통
류샤, 지방으로 강제여행 조치당해

중국 당국이 13일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숨진 이후 중국의 대표적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통한 류샤오보 관련 사진과 동영상의 전송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내 위챗 사용자들은 대화방에서 류샤오보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보낼 수 없었다. 류샤오보의 오랜 친구 우양웨이는 이날 위챗으로 초췌한 류샤오보가 아내를 포옹하고 있는 사진을 지인에게 전송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페이스북의 암호화 메신저인 와츠앱에서는 이용자들이 모든 사진과 동영상을 보낼 수 없었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SCMP는 아예 와츠앱 접속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와츠앱은 대화 내용을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어 류샤오보 지지자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주요 창구였다. WSJ는 중국 기업이라 중국 당국의 지시에 따른 검열이 가능한 위챗과 달리 와츠앱은 외국 기업이기 때문에 아예 사진과 동영상 전송을 막아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전(深玔)에 거주하는 한 와츠앱 이용자는 SCMP에 “위챗보다 훨씬 안전한 와츠앱을 사용할 수 없어 회사 동료들과도 대화할 수 없다. 매우 혼란스럽다”고 털어놓았다.

WSJ와 SCMP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8일 오후 직접 류샤오보 관련 사진과 동영상 전송을 시도했으나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다만 동아일보가 19일 오전과 오후 위챗과 와츠앱을 통해 류샤오보 관련 사진을 대화방에서 여러 차례 보냈을 때는 모두 전송이 됐다. 관련 보도 뒤 중국 당국이 일시적으로 통제를 풀었거나 검열이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18일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劉霞)에게 ‘강제 여행’ 조치를 취해 류샤가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류샤가 ‘터우치(頭七·사망 후 7일째 망자를 기리는 풍습)’가 끝나는 19일 이후 가택연금된 베이징(北京) 자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가 되면 종종 반체제 인사들을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보내는 강제 여행 조치를 취해 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메신저#류샤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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