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을 세탁해 하얀 피부의 동양인으로?…中 인종차별 광고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27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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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세제 업체 TV광고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광고는 차오비가 이달 초부터 방영한 것으로, 흑인을 세탁기에 넣어 하얀 피부의 동양인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고에서는 한 중국인 여성이 얼굴과 옷에 페인트가 묻은 흑인 남성을 세제와 함께 세탁기에 넣는다. 세탁이 끝난 후 여성이 세탁기 문을 열자 그 안에서는 하얀 피부의 중국인 남성이 고개를 내민다.

해당 광고는 공개 후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이를 접한 서구 매체들과 누리꾼들 또한 ‘인종차별적’ 광고라며 지적에 나섰다.

해당 광고를 접한 서구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중국은 지금이 우리가 몇 세기에 살고 있는지 알긴 한 건가” “이보다 더 인종차별적인 건 본 적도 없다” “뻔뻔한 인종차별 광고” 등의 글을 남기며 비난을 이어갔다. 미국 워싱턴 타임스는 ‘올해 최악의 인종차별 광고’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 역시 이러한 비판에 가세하며 “뭐하는 사람들의 회사냐” “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광고를 욕하고 있다” “(광고를 만든 사람들은)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건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영자신문 상하이스트는 이번 광고가 문제가 된 건 중국이 하얀 피부를 이상적으로 보는 것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중국의 전통 미적 기준은 하얀 피부이기 때문에 많은 중국인들이 어두운 피부색을 싫어한다. 그것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문제의 광고가 2007년 이탈리아 세제회사 콜로레리아의 광고를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07년 방송됐던 이탈리아 광고는 평범한 몸매의 백인 남성을 세탁기에 넣어 근육질의 흑인 남성으로 만드는 장면이 담겨있다. 당시 광고는 ‘색이 더 선명해진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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