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비판 허용하라” … 시진핑 잇단 지침…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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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50주년 앞두고 청년좌담회… “몽둥이질-딱지붙이기 안된다”
마오시대 극좌노선과 차별화… 사상통제 비판여론 진화 나서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문화대혁명(1966∼1976) 50주년(5월 16일)을 앞두고 당의 정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대 목소리를 허용하고 포용하라고 지시했다. 시진핑 체제 들어 언론·사상 통제가 강화되고 있고 시진핑 우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시를 시찰하던 중 ‘지식인 모범노동자 청년 대표 좌담회’를 열고 공산당과 정부는 지식인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관료들이 지식인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은 당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임무라며 그들의 비판을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정부 정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의견에 편견이 있고 정확하지 않더라도 꼬투리를 잡고, 몽둥이질을 하고, 딱지를 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신이 아니다. 제시하는 의견과 비판이 100% 정확할 수는 없다”는 말도 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몽둥이질’ ‘딱지 붙이기’는 ‘고깔 씌워 조리돌리기’와 함께 문혁시대 홍위병들이 지식인에게 했던 대표적인 모욕 주기 및 폭력 행위였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달 20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인터넷안보 및 정보화업무 좌담회’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국가정책에 대한 선의의 비판을 더욱 포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잇따른 ‘유화 발언’은 현 정부의 사상 통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문혁시대의 극좌파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시 주석 정부의 언론 통제 강화 등이 문혁 때와 비슷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언론 통제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최고지도자의 온건 발언은 기존의 고압적 정책과는 대조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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