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문 축포’로 시작…‘ 70, 200, 121’ 中 열병식 숫자의 의미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15시 38분


코멘트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은 대규모 ‘군사 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쇼였다. 또 미국과 일본의 대중(對中) 포위망 구축 시도에 대한 반격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도 보여주었다. ‘진입’ ‘행진’ ‘열병’ ‘분열’ ‘해산’ 등 5단계로 나뉘어 진행된 행사는 약 100분 정도 진행됐으며 상공에는 첨단 군용기들의 화려한 에어쇼도 펼쳐졌다.

오전 10시 정각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개회 선언에 따라 축포로 시작된 시작된 이날 열병식에는 다양한 숫자 상징이 등장했다. 56문 축포는 중국 내 ‘56개 민족’을 ‘70’은 ‘전승 70주년’을 상징하며 56문 중 28문이 동시에 포를 발사한 것은 1921년 공산당 창당이후 1949년 신 중국 건국까지 28년이 걸렸다는 것을 암시한다.

200명의 호위 부대원들이 국기 게양대까지 ‘121보’의 정식 걸음(무릎을 굽히지 않는 큰 걸음)‘으로 간 것도 200은 시진핑 지도부가 제시한 ’양대 100년‘의 목표를 의미하며 121은 ’갑오전쟁(청일전쟁의 중국식 표현)‘이 터진 1894년을 기점으로 올해(2015년)까지의 햇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항일 역사가 그만큼 길다는 것을 과시하는 숫자이다.

10여분에 걸친 연설을 마친 시진핑 주석이 망루에서 내려가 중국산 훙치(紅旗) 무개차를 타고 사열하는 모습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시 주석이 “동지들 수고한다” 외칠 때마다 군인들은 “수장(首長·군최고통수권자) 안녕하십니까”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爲人民服務)” 등을 외쳤다.

시 주석이 다시 망루에 오르고 리 총리가 “분열(分列·부대가 대형을 갖추어 행진하면서 경례하는 의식)시작하라”고 선언하자 하늘에서 오성홍기를 펼친 헬기가 선도하고, 20대의 헬기가 ’70‘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하며 날았다.

분열은 ’국공 합작‘ 노병으로 구성된 2개 방진(方陣·병사들을 사각형으로 배치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90세였으며 최고령자는 100여 차례나 항일전쟁에 참전했던 102세의 천팅루이(陳廷儒) 옹이었다. 중국 열병식에 처음 참가한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등 17개국 군대도 17개의 방진을 구성해 행진했다.

분열이 끝나자 수만 마리의 비둘기가 광장 하늘을 날고 7만개의 풍선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행사는 끝났다. 러시아 몽골 등 11개국 병력이 분열식에 참여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14개국 참관단도 지켜봤다. 톈안먼 좌우로는 시민 1만9000명과 화교 등 해외 초청인사 1779명 등 수만 명이 새벽 4, 5시경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역사적인 행사를 지켜보았다. 이날 행사는 관영 중앙(CC)TV와 신화망, 런민(人民)망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