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률목표 미달 16년만에 처음… ‘거품’ 후유증에 돈풀기도 쉽지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中성장률 24년만에 최저]
리커창, 22일까지 다보스포럼 참가… 어떤 성장비전 내놓을지 주목

중국 국가통계국 마젠탕(馬建堂) 국장은 20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성장 감속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제 구조조정에 따른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6년 만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 2위 경제 규모인 중국 경제 운용이 큰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은 지난해 3분기(7∼9월) 성장률이 7.3%로 떨어지자 목표 달성을 위해 같은 해 11월 이자율을 내리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7.4% 성장률도 비록 목표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통계를 희망 사항에 맞춘 측면이 읽힌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같은 특별한 악재가 없었음에도 목표 달성에 실패해 ‘집권 공산당의 불패 신화’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공산당의 리더십은 항상 정확하다고 해왔기 때문에 성장률 저하와 같은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필요하고 바람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한 것은 1985년부터다. 이때 이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1989년과 1998년 두 번이다. 1989년에는 그해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데 대해 미국과 유럽 등이 제재를 가한 것이 그 요인이다. 1998년에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한국 태국 등 주변 국가들의 경기 후퇴가 중국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미국이 ‘리먼 쇼크’에 빠진 가운데서도 목표치 8%를 훨씬 초과한 9.6% 성장을 달성했다. 그 이듬해에는 9.2%의 성장률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 세계 경제 성장 엔진임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이어 201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다만 글로벌 위기의 타격을 줄이고 내수 위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위주로 한 4조 위안의 내수 자금을 풀었으나 과도하게 풀린 돈 때문에 거품 경제 후유증을 낳았다. 그 영향이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섣불리 과거와 같은 성장 촉진책을 꺼내 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가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어느 정도까지 낮출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경제성장률#리커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