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국방비 12% 증액… 군사굴기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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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동북아 패권경쟁 가열]
리커창 “전쟁준비-방공통제 강화”… 전국인대서 338字로 强軍 역설
美 亞회귀-日 영토갈등 동시 견제

《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력 증강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은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내세운 미국과 주요 2개국(G2)이라는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강군 육성에 나선 중국의 세(勢) 대결은 동아시아의 본격적인 군비 경쟁을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  

중국은 5일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12.2% 늘어난 8082억3000만 위안(약 144조11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의 10.7%보다 1.5%포인트 높다.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도 국방예산을 대폭 늘린 것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회귀와 일본의 군비 증강에 전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막식 공작(업무)보고에서 “군대의 혁명화, 현대화, 정규화 건설을 전면적으로 강화해 군의 위력과 실전 능력을 부단히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보고 당시 한 문장으로 원론적인 국방 건설 원칙을 밝힌 것과는 달리 올해 보고에선 A4용지 1쪽 분량에 이르는 338자(字)로 “일상적인 전쟁준비 및 변방 방공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2년 총서기에 올라 최고지도자가 된 뒤 강조해온 ‘싸우면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는 지침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의 국방력 강화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중일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 총리는 국방예산을 밝히는 업무보고에서 이례적으로 일본을 겨냥해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룩한 승리의 성과와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다만 공식 발표되는 예산 항목에는 무기개발비 등이 빠져 있어 실제 국방비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이날 “중국이 공표하는 숫자와 실제 액수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의문이 많다”며 투명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美 “해군력 60% 亞太지역 배치”… 中에 맞불 ▼
4개년 국방전략 보고서 공개… 中군사력 대응-北도발 억지 초점
“예산 줄었지만 亞재균형 유지”


미국은 4일(현지 시간) 공개한 ‘2014년 4개년 국방전력 검토보고서(QDR)’에서 2020년까지 공군의 정보 감시 및 정찰(ISR) 항공기를 추가 배치하고 해군력의 60%를 아태 지역에 투입하기로 했다.

88쪽 분량의 QDR는 본토 수호, 글로벌 억제력 확보, 전쟁 및 테러 발발 때 압도적인 승리를 미군의 3대 군사 목표로 꼽았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군사적 관심을 유지하는 한편 아시아 중시 정책에 따라 동북아 지역에서 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중국의 군 현대화 전략이 중국 지도부의 폐쇄성과 맞물려 역내 안정에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아태 지역 국가들이 군사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영유권 분쟁이 충돌로 치달아 역내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우려도 적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추구가 동북아 평화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직접적이고 점증하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며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해 한국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일본에 두 번째 고성능 감시레이더(X-Band)를 설치한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에 맞서 전투기 및 장거리 폭격기 배치를 늘린다고도 했다.

주한미군 감축 여부와 관련해 “10년간 미국은 두 개의 전쟁을 치르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에 상당 수준의 병력을 주둔시켜 왔다”며 “앞으로도 확장 억제 등 굳건한 군사태세를 견지해 도발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혀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미국은 국방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재균형 등 미군의 핵심 전략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QDR는 앞으로 4년 동안 미 국방정책의 근간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날 4956억 달러 규모의 2015회계연도(2014년 10월∼2015년 9월) 국방예산안과 함께 의회에 제출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중국#국방비#패권경쟁#동북아#미국#해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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