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아이부터 구출… 동굴 상당구간 걸어 8시간만에 ‘기적의 생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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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소년 4명 고립 15일만에 구조… 1명은 건강 상태 좋지 않아

《 지난달 23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서 자연동굴 탐험 중 폭우로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소속 소년 12명 중 4명이 고립 16일째인 8일(현지 시간) 극적으로 구조됐다. 몇몇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4명 모두 걸어서 동굴 밖으로 나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나머지 소년 8명과 코치 1명도 이르면 9일 생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6일 소년들이 구조되면 15일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깊은 땅 속에서 생사를 건 사투를 벌였던 소년들이 월드컵 축제에 인간 승리의 감동을 더할지 주목된다. 》
 
구급차 타고 병원으로 8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 동굴에서 출발한 구급차가 인근 병원에 도착한 모습. 이날 구조 작업으로 4명이 구조됐다. 작은 사진은 첫 번째 생환자인 몽꼰 분삐암(14)이다. BBC 캡처
구급차 타고 병원으로 8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 동굴에서 출발한 구급차가 인근 병원에 도착한 모습. 이날 구조 작업으로 4명이 구조됐다. 작은 사진은 첫 번째 생환자인 몽꼰 분삐암(14)이다. BBC 캡처
태국 동굴에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 중 4명이 고립 16일째인 8일 무사히 구출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태국 구조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외국인 다이버 13명과 태국인 다이버 5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조작업을 진행해 오후 5시 37분 첫 번째 소년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첫 번째로 구조된 소년은 몽꼰 분삐암(14)으로 알려졌다. 이어 5시 50분 두 번째 소년도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이들의 생환 직후 토사나텝 분통 치앙라이주 보건국장은 “2명의 아이가 나왔다. 이들은 동굴 옆 의료진 텐트에 있으며 우리가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환한 소년 가운데 1명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지만, 4명 모두 걸어서 동굴을 빠져나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동굴 안에서 소년들과 함께 있는 호주 의사가 가장 건강이 안 좋은 소년을 먼저 구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소년이 분삐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당국은 당초 구조 작업이 11시간 정도 걸려 오후 9시경 첫 번째 소년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구조 작업은 8시간도 채 안 돼 끝났다. 태국 언론들은 그동안 집중적으로 동굴 안의 물을 뽑아냈고 비도 줄어들어 동굴 내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덕분에 동굴 내 상당 구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고, 결국 구조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단축됐다는 것이다. 구조된 소년들은 헬기를 타고 60km 정도 떨어진 치앙라이 병원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태국 당국은 8일 오전부터 소년들에 대한 구조 작업을 전격 단행했다. 8일 오후부터 비구름이 태국 북부에서 관측되고 며칠 동안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동굴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있다. 심지어 소년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장소까지 물이 더 차오를 수도 있다.

구조 현장을 지휘하는 나롱삭 오소따나꼰 전 치앙라이 지사는 이날 “오늘이 ‘디데이’다. 소년들이 어떤 도전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구조 작업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구조 당국은 그동안 소년들이 이 구간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사흘 이상 수영 및 잠수법을 가르쳤다.

구조 작업은 다이버 2명이 소년 1명을 데리고 나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대 난코스인 3번째 침수구역에는 공기통을 벗은 채 통과해야 하는 폭 60cm의 좁은 구간도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이 구간은 소년들이 스스로 통과해야 했다.

태국 당국은 당초 13명의 생존자를 4개 그룹으로 나눠 구조하는 계획을 세웠다. 가장 먼저 동굴을 탈출할 첫 그룹에는 4명, 이후에 나올 3개 그룹에는 각각 3명이 포함됐다. 축구부를 인솔했던 25세 코치는 제일 마지막에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동굴 안 상황이 예상보다 좋아 1차로 4명을 구출함으로써 동굴 안에 남은 9명에 대한 구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차 구조에 9시간 정도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남은 소년들도 빠르면 9일 전부 구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6일 이 소년들을 15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초대했다.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주성하 zsh75@donga.com·전채은 기자
#동굴 상당구간#기적의 생환#태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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