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투기 잇단 대만 근접비행… 무력통일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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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함 대만 정박’ 통과후 무력시위… 中공군, 훈련 동영상 공개도
中 “美군함 도착땐 무력통일” 위협… 美전문가 “2020년 침략할수도”

중국 공군이 17일 웨이보에 올린 영상에 등장한 전투기 젠-11과 전략폭격기 훙-6K. 사진 출처 대만 롄허보
중국 공군이 17일 웨이보에 올린 영상에 등장한 전투기 젠-11과 전략폭격기 훙-6K. 사진 출처 대만 롄허보
중국 전투기와 전폭기 정찰기 등이 최근 잇달아 대만을 선회 비행하고 중국 공군이 근접 비행 영상을 공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 무력 침공 및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자국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수 있다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킨 후 중국의 대응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롄허(聯合)보 등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17일 웨이보(微博) 계정에 ‘섬 일주 순항 비행’이라는 제목의 비행 영상을 올렸다. 전략 폭격기 훙(轟·H)-6K가 수호이(Su)-30 전투기 두 대의 호위 속에 비행하는 장면이다. 비행기 뒤로 대만 남부 핑둥(屛東)현의 다우(大武)산으로 추정되는 산봉오리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근접 비행했다. 훙-6K 폭격기는 사거리 3000km의 순항미사일 창젠(長劍)-20으로 보이는 무기도 탑재했다.

대만 국방부도 중국이 17일과 18일 이틀간 윈(運·Y)-8 수송기 2대가 대만을 한 바퀴 도는 원정 순항 훈련을 벌였다고 18일 밝혔다. Y-8은 수송기지만 정보 수집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Y-8 등은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해협을 통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한 뒤 대만 동부 해역으로 북상해 대만과 일본 사이의 미야코(宮古)해협을 거쳐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날 중국 공군의 또 다른 폭격기와 전투기 5대는 제주도 남방 이어도 부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남과 북에서 동시에 원정 비행훈련을 벌였다.

앞서 중국은 11일에도 공군기를 바시해협과 미야코해협을 통해 서태평양으로 진출시켰다. 대만 주변에서의 중국 공군기의 훈련은 올해 들어서만 18차례에 이른다고 대만 국방부는 밝혔다. 지난달에는 TU-154 정찰기가 대만 근접 비행을 벌였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8일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의 리커신(李克新) 공사가 ‘대만 무력 통일’을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리 공사는 “미 상원이 6월 통과시킨 ‘2018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미국과 대만 군함의 상호 정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미 군함이 가오슝(高雄) 항구에 도착하는 날은 바로 인민해방군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SCMP에 “최근 중국 비행기의 ‘선회 비행’은 과거 군사 훈련에 비해 매우 실질적이어서 마치 대만에 대한 전쟁 준비를 마무리하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양안 관계 전문가 이언 이스턴 연구원은 최근 펴낸 저서 ‘중국 대만 공격 비밀 해부’에서 “중국군이 2020년 대만을 침략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먼저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해상에서 군함 공격 후 수륙 양용 전차로 지상공격을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그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수상한 회의들과 대량 물자 비축 등 ‘대만 공습 5가지 전조’도 거론했다.

미국 켄터키대 패터슨 외교국제통상대학원 소속 로버트 팔리 교수는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TNI) 기고에서 내년에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북한을, 다음으로 대만을 꼽았다고 롄허보 등 대만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SCMP는 “대만은 중국군의 태평양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전투기#대만#비행#무력통일#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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