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교민사회 “치안 열악… 한인들이 돈 모아 현상금 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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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 한국인 귀신같이 구분”

필리핀 마닐라에서 피랍된 한국인 4명이 무사히 풀려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한인사회는 일단 안도하면서도 다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벌어진 것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교민사회는 ‘재차 조심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주변 치안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7일 오후 박현모 전 필리핀 한인회장은 동아일보 기자와 통화하면서 “교민들이 매우 불안해한다”면서 “한국에서 파견되는 공무원이 늘고 필리핀 경찰이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해도 치안이 열악해 범인을 잡을 수가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박 회장은 “필리핀 경찰은 돈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교민들이 기금을 모아 필리핀 경찰 수사 지원비를 주거나 현상금을 걸고 있다”며 “교민들 스스로가 안전한 곳으로만 다니도록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숨어 들어온 사람들도 범죄에 노출돼 있다. 현지 교민 등에 따르면 필리핀으로 도주한 한국 범죄인은 1500여 명에 이르고 현지에선 카지노 도박이나 마약 밀수, 매춘에 빠져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도박빚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한류 때문에 한국인이 더 쉽게 눈에 띈다는 지적도 있다. 박 회장은 “한국인은 (현지인보다는) 재력이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진 데다 필리핀 사람들이 중국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을 귀신같이 구분해낸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필리핀#필리핀 한인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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