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30년 통치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전격 사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9일 2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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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4월 24일 취임해 30년간 카자흐스탄을 통치한 독재자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79·사진)이 19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AP통신은 “러시아 TV의 특별연설 방송에 출연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권력을 내려놓기로 마음먹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행정부 수반 직무는 카심-조마르 토카예프 상원 의장이 대신 수행한다”고 말했다.

구소련연방 해체 전에 대통령이 된 그는 1991년 12월 독립 직전에 다시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돼 올해로 5번째 임기를 채우는 중이었다. 1995년 국민투표로 2000년까지 임기를 연장한 후 1999년에 처음 재선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005년, 2011년, 2015년에 거듭해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됐다.

로이터통신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원유 수출을 대가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외화를 챙겨 왔다. 그는 대통령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국가안보국 수장, 집권 여당인 누르 오탄 당의 당수, 헌법위원회 위원장 직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대선은 2015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97.75%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기형적인 양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달 정부 각료들에게 “국민 생활 수준을 높이지 못한다”고 질책하며 총사퇴를 지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내정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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