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젊은이들이 짝 찾을 때 보는건?…‘유전자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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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8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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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DNA 곤카쓰 인기”
“안정·효율적이라 선호”…“연애 즐길 여유없는 세상”

유전자 궁합 서비스를 이용해 연인을 만나려고 모인 일본 젊은이들. (출처=NHK 갈무리) © News1
유전자 궁합 서비스를 이용해 연인을 만나려고 모인 일본 젊은이들. (출처=NHK 갈무리) © News1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DNA 곤카쓰’에 대해 설명하는 NHK 자료화면. (출처=NHK 갈무리) © News1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DNA 곤카쓰’에 대해 설명하는 NHK 자료화면. (출처=NHK 갈무리) © News1
“과학으로 결혼 상대를 고르는 시대”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전자 궁합을 보고 결혼 상대를 찾는 맞선 프로그램 ‘DNA 곤카쓰’(婚活·결혼에 필요한 활동)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18일 NHK가 전했다.

불확실하고 피곤한 세상에서 ‘안전 제일’을 찾게 된 일본 젊은이들이 짝을 찾을 때도 효율적인 방법을 바란다는 분석이지만, 부딪쳐가며 연애할 여유가 없어진 세태의 방증이라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유전자 궁합이 맞는 연인을 찾으려는 이들이 도쿄 도내의 음식점에 들어섰다. ‘DNA 곤카쓰’에서는 직업, 연봉 등은 전혀 밝히지 않고 ‘유전자 궁합’만으로 상대와 교제하는 것이 원칙으로, 이들은 시작 전 가면을 쓰고 모였다.

여러 쌍의 남녀가 사전에 진행한 유전자 검사지를 바탕으로 궁합을 0~100%로 표시한 종이를 앞에 두고 앉았다. 궁합이 82%로 나온 남녀는 곧 공통 화제를 찾아 대화를 나눴고, 서로를 “잘 맞는다” “말이 잘 통한다”고 평가했다.

‘DNA 곤카쓰’는 면역을 담당하는 HLA 유전자를 기반으로 남녀의 궁합을 판단한다. 스위스에서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 결과 유전자 형태가 ‘비슷하지 않은’ 이성일수록 호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5년 전부터 스위스, 미국에 도입된 이 서비스는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다. 대기업 등 4개사가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한 회사에는 20대,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약 200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7월부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여성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연애하는 것에 지쳤다”며 DNA 곤카쓰 이용 이유를 밝혔다. 모처럼 몇 번을 만났는데 결국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괴롭다는 것이다.

결혼 상대를 효율적으로 찾으려는 경향이 계속되면서 20대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의 20, 30대는 버블 붕괴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자라 ‘안정 지향성’이 강하다는 점이 인기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본에서 인터넷 등을 이용한 매칭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374억엔(3753억원)으로 3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5년 뒤에는 852억엔(8552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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