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화웨이 폰 쓰면 보조금, 애플 폰 쓰면 벌금”…美제품 불매운동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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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 벌여
화웨이 등 자국 제품에 보조금 지급 기업도 줄이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인 멍완저우(孟晩舟)의 체포된 가운데 일부 중국기업이 애플 등 미국 제품을 쓰는 직원에게 벌금을 물리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 내 애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이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둔 스마트 제품 제조업체 Menpad는 6일 성명을 내고 화웨이 등 중국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7가지 방침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 회사는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칩을 우선으로 사용하며 미국산 컴퓨터나 자동차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유통업체에게도 자사 제품이 미국산 부품을 쓸 경우 2배로 환불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LCD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Menpad는 2000개가 넘는 화웨이 납품업체 중 한 곳이다.

특히 이 회사는 화웨이나 ZTE 등 중국산 스마트폰을 사는 직원에게는 회사가 제품 가격의 15%를 보조하지만 애플 아이폰 등 미국산 스마트폰을 산 직원에게는 제품 가격만큼 벌금을 물릴 방침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방침은 7일부터 향후 3년간 유효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멍의 체포가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번 발표는 중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enpad 뿐 아니라 최근 쓰촨성에 위치한 IT 기업인 청두RYD정보기술회사와 산시성에 본사를 둔 리안개발그룹 역시 회사 장비를 화웨이 제품으로 갖추며, 화웨이 제품을 사는 직원에게 보조금 혜택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두RYD정보기술회사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보조금은 지원하지만 제품 구매를 강요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단지 회사의 애국심을 보여주고 싶고 보조금은 우리 직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화웨이를 산 사람은 보너스를 지급하고 애플 산 사람은 업무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쓰촨성 상공회의소의 성명서도 돌고 있지만 해당 성명서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중국 글로벌 가전업체 하이얼의 장루이민(張瑞敏) 회장은 최근 멍완저우 사태를 두고 “미국은 인권에 대해 말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비판했다. 장루이민 회장은 10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사업가의 합법적 권리, 개인의 안전을 이유 없이 저지할 수는 없다”며 “(멍완저우 체포로) 모든 사람의 마음에 그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그의 인터뷰가 “중국의 좌절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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