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 철조망 사진 올리며 “누구도 못 넘어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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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환영 못받는 캐러밴… 미국인 53% “캐러밴, 美에 위협”
멕시코선 캐러밴 반대 집회 열려

지난달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캐러밴’이 한 달 만에 미국-멕시코 국경까지 접근한 가운데, 미국과 멕시코에서 ‘반(反)이민’ 기류가 강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미국 몬머스대가 18세 이상 미국인 802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캐러밴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러밴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한 응답자는 29%, ‘약간의 위협’이 된다고 한 응답자는 24%였다. 응답자의 25%는 중간선거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했던 것처럼 ‘캐러밴에 테러리스트가 포함돼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2000명 이상의 캐러밴을 수용한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 티후아나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국경검문소가 하루 100명만 망명 신청을 받으면서 티후아나 지역에서 대기하는 캐러밴의 체류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NN은 19일 캐러밴의 임시 숙소인 종합운동장에 침입해 캐러밴을 향해 욕설을 한 티후아나 주민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시민 300여 명이 시내에 모여 캐러밴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멕시코 국기를 흔들면서 캐러밴을 ‘침략자’ ‘위험한 사람들’로 몰아붙였다.

중간선거가 끝난 뒤 한동안 잠잠하던 캐러밴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맹공도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위터에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 사진을 올리며 “가짜뉴스들은 사람들이 해안가 장벽을 기어오르는 옛날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며 “실제로 (철조망은) 이렇게 생겼다. 이 정권 아래에선 누구도 장벽을 기어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은 경비 강화 조치로 티후아나와 미국 샌디에이고를 잇는 샌이시드로 국경검문소를 3시간가량 폐쇄하기도 했다.

앞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민자의 망명 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인권단체의 소송을 불러왔고 법원은 19일 관련 재판에서 행정명령 효력을 일시 중지시켰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트럼프#국경 철조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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