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전쟁서 中에 밀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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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美정부 관세 보류했지만 中, 무역적자축소 구체 합의 거부”
美 협상팀 ‘적전분열’도 비판

미국과 중국이 정점으로 치닫던 무역전쟁을 멈추며 ‘협상 타결’을 선언했지만 미국이 중국에 밀렸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두 국가 간에 다시 무역전쟁이 촉발되면 중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7, 1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2차 무역협상에 대해 “중국 협상팀이 의미심장한 승리를 안고 떠났다”고 21일 보도했다. NYT는 이렇게 판단한 근거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지만, 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축소와 관련된 구체적 수치 합의는 거부했다. 미국이 지원 중단을 압박한 중국의 최첨단 산업진흥책 ‘중국제조 2025’와 관련해서도 성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참모들의 내분도 지적됐다. NYT는 “종종 일치되지 않는 요구를 내놓는 분열된 미국 관리들은 확신에 찬 중국 협상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협상팀은 요구사항이 자꾸 바뀌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미중 2차 협상이 종료된 뒤인 20일에도 협상팀 내에서 분열이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협상단장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협상팀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일 각기 다른 톤으로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두 사람의 발언을 비교하며 “무역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발언 톤과 실체가 다르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현상 캠프(status quo camp)’에 속하는 므누신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무역전쟁에 따른 시장 반응을 우려하고 있다.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을 약탈자로 보는 캠프(China-as-predator camp)’로 대중 제재에 적극적인 편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합의에 대해 “체면치레(face-saving)일 뿐이고 양쪽 모두 패했다(lose-lose)”며 “투자자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논의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협상팀을 이끈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활약에 주목했다. FT는 “류 부총리는 미국과의 무역 담판에서 우위를 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듯 위협하는 것에 시진핑 주석의 영향이 있다고 봤는데, 그가 그렇게 믿는다면 시 주석과 류 부총리는 미 행정부의 공포를 무역 협상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무역전쟁#중국#무역적자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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