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전쟁 중단… 무역협상 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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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농축산물 수입 늘리고 지재권 보호”
美의 대중 적자 절반으로 줄이기로… 구체적 목표액 명시못해 불씨 남아

중국이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전방위로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고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미중 경제·무역대표단은 17, 1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2차 무역협상을 마무리하고 19일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양국은 연간 3750억 달러(약 406조 원·지난해 미국 측 통계 기준)에 이르는 대중 무역적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정비를 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대표단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를 상당 부분 줄이기 위한 조치를 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은 미국의 상품·서비스 구매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수출확대 품목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농산물을 비롯해 자동차와 에너지 제품이 명시됐다. 앞서 논의된 품목 중 항공기 반도체 등은 목록에서 빠졌다. 구체적인 무역흑자 축소 목표액은 공동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미국은 연간 2000억 달러 감축을 명기하자고 했지만 중국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소비대국 미국과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중국의 경제구조에 차이가 있어 양국의 무역 불균형은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저가 농산물과 에너지 제품의 대중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콩류인 대두에서 50억 달러, 천연가스 석탄 원유 등에서 90억 달러 정도의 수출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고가의 최첨단 정보기술(IT) 제품과 항공기 및 방위산업 제품을 포함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치인 연간 2000억 달러의 적자 감축은 비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류 부총리는 “이번 무역협상의 최대 성과는 양측이 무역전쟁을 하지 않기로 했고 상호 관세 부과를 중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중이 관세폭탄 전쟁을 끝내기로 했음을 밝힌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합의가 미국에 백기를 든 것으로 비치는 걸 막기 위해 “무역전쟁을 끝냈다!” “공동 승리”라는 표현 등을 강조했다.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국#중국#관세전쟁 중단#무역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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