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된 후 만찬 갔더니 웨이터로 알고 커피주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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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미셸, 인종차별 경험 공개



백인 경관에 의한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자신들이 겪은 인종차별 경험을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미 연예주간지 피플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주차장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대리주차 서비스를 맡긴 자동차를 기다릴 때 종종 주차장 직원이 내게 차 열쇠를 건네주지 않았다”며 “내 또래의 흑인 남성을 ‘차를 몰고 오는 전문직 종사자’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인 미셸 여사도 “우리 부부가 화려한 만찬에 참석했을 때 턱시도를 입은 오바마 대통령을 보고 웨이터로 오해한 한 파티 참석자가 그에게 커피를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미셸 여사는 대통령 가족 또한 일상적인 인종차별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부인이 된 뒤 유명 할인점 타깃을 방문했을 때 한 여성이 자신을 점원으로 착각해 “높은 선반에 있는 물건을 꺼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그는 “흑인은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새삼스럽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세대는 고작 웨이터로 오해받는 수준이지만 내 아들 세대는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둑으로 몰리거나 수갑을 찰 수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가만히 길을 걷기만 해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며 인종차별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선 백인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10대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과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40대 흑인 에릭 가너 사건으로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오바마#인종차별#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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