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품격’ 스태프 하루 29시간 촬영” SBS·제작사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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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8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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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2018.12.18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29시간 30분 연속 촬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고발하는 희망연대노조의 기자회견/뉴스1
© News1 2018.12.18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29시간 30분 연속 촬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고발하는 희망연대노조의 기자회견/뉴스1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을 송출하는 SBS와 제작사 SM라이프디자인그룹을 고발했다.

이날 희망연대노조는 SBS ‘황후의 품격’ 촬영일지를 공개했다. 지난 9월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의 촬영 일지가 기록됐다. 가장 짧게 촬영한 날은 11월 3일 12시간 촬영이었으며, 가장 길게 촬영한 날은 10월 10일의 29시간 30분이었다.

희망연대노조 측은 “SBS는 우리들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대화를 한 적이 없다”며 “진정으로 노동환경개선을 위해서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장시간 노동 관행을 유지하기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름대로 개선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많이 했으나 결과는 그렇지 않다.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 노동환경 개선을 하는데 더욱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2년 전 tvN ‘혼술남녀’에서 스태프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한빛 전 CJ E&M PD의 아버지이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용관 이사장도 마이크를 들었다.

이 이사장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시청률 경쟁, 광고 수입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8시간 근로기준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계속 되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순옥 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슬프고 외로운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정작 ‘황후의 품격’ 카메라 뒤의 스태프가 희망을 갖고 일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며 “연출 PD와 작가가 함께 일하는 수많은 스태프 인식을 공유하고 현장을 바꾸는데 관심을 갖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또 이날은 방송사와 제작사를 고발하지만, 앞으로는 작가와 연출PD도 고발 대상으로 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하겠다 밝혔다.

고발인단은 “앞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가 과로사를 했고, ‘화유기’의 스태프는 소품 샹들리에를 달다가 하반신 마비가 됐다”며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스태프의 피해는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계속 되는 사고에도 변화가 없는 실정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17일 ‘황후의 품격’ 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폭로되자 SBS는 “ 29시간30분 촬영으로 알려진 10월 10일 정읍, 영광 촬영의 경우 여의도에서 06시 20분에 출발, 지방에서 익일 05시 58분에 촬영이 종료됐다”고 했다.

이어 “ 여기에는 지방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포함 되어 있으나, 스무 시간이 넘는 고된 근로시간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다음날은 휴식 시간을 갖기도 했다”며 “촬영 초기에 지방 촬영이 잦아 장시간 근로시간을 발생하였으나, 앞으로 장시간 촬영을 자제하고, 근로시간에 맞춰 스케줄을 조정해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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