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주가 예상 밑돌며 성장 주춤… 훌루-디즈니 등 경쟁사 무서운 추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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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미래는

넷플릭스의 미래는 장밋빛이기만 할까?

최근 투자자들에게 공개된 넷플릭스 전 세계 가입자는 1억2000만 명. 그러나 올해 2분기엔 구독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주춤한 것으로 드러났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만 120만 명, 전 세계적으론 500만 명의 새 구독자가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미국에서 67만4000명, 전 세계에서 450만 명만이 새로 유입됐다.

넷플릭스의 자산규모는 39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예상치보단 낮은 결과였다. 올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던 주식은 최종적으론 14% 감소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6일 넷플릭스의 총구독자 수가 작년보다 26%나 증가했음에도 “구독자 수의 증감률 저하로 넷플릭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아마존, 훌루, 애플, AT&T 등 경쟁 업체가 자체 제작한 블록버스터 콘텐츠를 내놓으며 넷플릭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2000만 명의 독자를 보유한 또 다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인 훌루는 그동안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해 왔던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을 내년부터 내보내기로 계약했다. 콘텐츠업계 전통 강자인 디즈니도 21세기폭스를 인수해 내년부터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예고하며 무서운 기세로 추격 중이다.

또 다른 어려움은 각기 다른 해외 시장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어떤 서비스도 미국을 비롯한 외국산 콘텐츠가 전체 콘텐츠 시장의 30%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정부 규정이 걸림돌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중국 대표 온라인 검색 엔진인 바이두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치이(iQiyi)에 투자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구독자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바이두와 수익 분배 문제를 협상해야 하는 도전을 안게 됐다. 중국 정부로부터 콘텐츠 검열과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도 문제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일 년 가까이 걸린다. 반면 중국의 아이치이 이용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JP모건이 예상한 바에 따르면 아이치이는 올해 말까지 99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올해 4월 넷플릭스와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자국의 영화와 방송 산업을 위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강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선 한국방송협회 등 단체들이 인터넷TV(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 추진에 대해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의 시발점”이라며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김민 기자
#넷플릭스#훌루#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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