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문 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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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 논란 끝 7개월 만에 종영

다음 달 종영하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진행자 김어준 씨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을 일방적으로 두둔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SBS 화면 캡처
다음 달 종영하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진행자 김어준 씨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을 일방적으로 두둔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SBS 화면 캡처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종영한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신 김어준 씨(50)의 첫 지상파 진출작으로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던 블랙하우스는 7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같은 ‘나꼼수’ 멤버인 주진우 기자의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도 5주간 결방인 상황에서 존폐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SBS는 “김 씨와 25회 계약이 끝나는 8월 첫 주 방송을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다”며 “김 씨와 제작진이 논의한 끝에 시즌2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씨와 제작진은 최근 6개월 출연 계약 종료를 앞두고 연장 여부를 검토했으나 프로그램 방향 등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영이 시작된 후부터 블랙하우스는 줄곧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블랙하우스는 3월 22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다루면서 사건 당일 정 전 의원의 행적이 담긴 사진 780장 중 일부를 공개했다. 이후 방송 내용이 정 전 의원 입장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제작진은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혼선을 야기했다. 시청자 여러분과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피해자의 반론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토대로 법정 제재 중에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또 방심위는 3월 1일, 9일자 방송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조롱하고 패널 구성이 편향적이었다는 이유 등으로 행정지도인 ‘권고’를 내렸다.

SBS 내부에서도 프로그램의 성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4월 SBS 공정방송실천협의회에서 노사는 블랙하우스의 편향성을 인정하고 공정성 개선을 촉구했다. 당시 박정훈 SBS 사장은 “제작진 의지를 존중해 당분간 지켜보겠지만 편향성이 고쳐지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블랙하우스는 지난해 11월 파일럿 방송을 통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 씨(48) 등을 인터뷰해 화제를 모았다. 김 씨의 출연료는 회당 500여만 원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어준 씨와 함께 ‘나꼼수’ 멤버였던 주진우 시사인 기자(45)가 진행하는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도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이 넘도록 결방 중이다. MBC 관계자는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인해 5주간 결방에 돌입한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22일 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이 재개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방송국 안팎에서 나온다. 주 기자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아 제작진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sbs#김어준의 블랙하우스#편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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