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봉선 “9년만의 개콘…피식 웃음, 빵 터지게 하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8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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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신봉선에게 KBS 2TV ‘개그콘서트’는 친정과도 같은 친숙한 장소이다. 하지만 8년이나 떨어져 있었던 미안함에 “선배들을 통해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도 아낌없이 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제공|틱톡
개그우먼 신봉선에게 KBS 2TV ‘개그콘서트’는 친정과도 같은 친숙한 장소이다. 하지만 8년이나 떨어져 있었던 미안함에 “선배들을 통해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도 아낌없이 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제공|틱톡
■ 다시 개콘으로 신 봉 선

첫 녹화 앞두고 무섭고, 기쁘고…
텅 빈 객석 보고 후배들에 미안함
9년전 초심으로 개콘 부활시킬 것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로 주목을 받은 뒤 새로운 무대로 나아가는 코미디언들에게는 때로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달리곤 한다. 자신의 존재를 알린 무대의 유명세를 다른 곳에서 이용한다는 시선 때문이다. 개그우먼 신봉선(37)도 마찬가지였다. ‘봉숭아학당’과 ‘대화가 필요해’ 등 코너에서 주옥같은 유행어를 남기고 다른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9년의 시간을 보내고 ‘개그콘서트’로 돌아왔다.

신봉선의 마음에는 두려움, 긴장, 설렘, 기쁨, 기대 등 온갖 감정이 휘몰아쳤다.

“첫 녹화를 앞두고 이틀 동안 밥맛이 없었다. 몸살 기운까지 오더라.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하하! 무섭고, 이전의 저를 뛰어 넘을 수 있을까 또 재밌게 잘 하고 싶다는 의욕에 긴장이 많이 된 것 같다. 후배들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컸다.”

신봉선은 무대를 내려오면서 ‘개그콘서트’의 전성기 시절이 머리를 스쳐 마음이 “짠”하기도 했다. 10%를 넘지 않는 시청률이 익숙해지면서 모두가 ‘개콘의 위기’라고 입을 모으지만 그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기에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첫 녹화에서 비어있는 객석을 눈으로 직접 보고는 만감이 교차했다.

“한창 인기 있을 때에는 계단 복도는 물론 간이의자에까지 관객들이 앉아 방청했다. 저만 그런 영광을 누린 것 같아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준 동기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덕분에 제가 돌아올 수도 있었다.”

개그우먼 신봉선. 사진제공|틱톡
개그우먼 신봉선. 사진제공|틱톡

신봉선이 해야 할 일은 정해졌다. “아는 얼굴이 거의 없어 낯선” 후배들을 이끌며 선배들과 힘을 합쳐 프로그램이 부활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다. “녹화 때 관객과 호흡하면서 스멀스멀 뭔가를 느꼈다”며 앞으로 무대에 흥미로움을 드러냈다.

다음 걱정은 시청자에게 얼마나 큰 웃음을 전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피식’으로 끝날 웃음을 ‘하하’로 ‘빵’ 터지게끔 시간과 열정을 쏟을 계획이다. 조바심 내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의 자세로 관객을 마주하겠다고 했다.

“셰프가 최고의 재료와 완벽한 조리법으로 음식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모든 손님이 그 맛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그도 마찬가지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겠다.”

신봉선은 현재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인 ‘봉숭아학당’과 ‘대화가 필요해 1987’에서 각각 예언가와 대학생 새내기 캐릭터로 활약 중이다. 그는 “음식점도 개업식 때는 정신이 없지 않냐”고 웃으며 “이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진다.

신봉선은 이제 마흔이 되기 전 “짝꿍”을 찾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일 할 때에는 일만 하는 스타일”이라서 연애에 몰두할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다. 그래도 이상형의 기준이 달라졌다며 미소 짓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네가 뭔데?’라고 할 정도로 기준을 다 따졌다. 하하! 지금은 외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따뜻한 심성이 좋고, 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멋지더라. 하하!”

● 신봉선


▲1980년 10월6일생 ▲2001년 부산경상대 방송연예과 졸업 ▲2005년 KBS 20기 공채 개그맨 데뷔 ▲2005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신인상 ▲2005∼2008년 ‘개그콘서트’ 코너 ‘봉숭아학당’ ‘뮤지컬’ ‘대화가 필요해’ 등 활약 ▲2007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우수상 ▲KBS 2TV ‘해피투게더3’, SBS ‘일요일이 좋다’, MBC에브리원 ‘무한걸스’ 등 출연 ▲2009년 SBS 연예대상 버라이어티부문 우수상 ▲2015년 MBC 방송연예대상 특별상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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