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날 지지한 국민을 적폐라고 모독” 문재인 “舊여권이 안철수 밀지 않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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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TV토론]문재인-안철수 ‘적폐세력 지지’ 설전
“김진태 윤상현의원 안철수 지지 발언” “北이 촛불 좋게 말하면 친북되나”

《 13일 열린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5명의 후보는 주요 공약은 물론이고 네거티브까지 총동원해 불꽃 공방을 펼쳤다. 특히 이날은 과거 한 지붕 아래 있었던 후보들 간의 난타전이 이목을 끌었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 함께 있었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출신인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격하게 맞붙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고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보수 적통’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도덕성을 집중 겨냥해 강하게 비판했다. 》
 
 

원내 5당의 대선 후보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원내 5당의 대선 후보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적폐 공방’은 중도 보수층으로 지지를 확장해 가던 안 후보를 향해 문 후보가 최근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문 후보는 일부 보수 진영의 안 후보 지지를 문제 삼았고,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이분법적 태도를 지적하며 맞받아쳤다. 또 “토론하면 문 후보를 10분 만에 제압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던 홍 후보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의혹을 놓고 문 후보와 거친 공방을 벌였다.

안철수
포문은 안 후보가 먼저 열었다. 안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문 후보를 몰아붙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국민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안 후보야말로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이어 “지금 국정 농단 적폐 세력이 누군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한 구(舊) 여권 정당들이 적폐 세력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토론은 2012년 11월 후보 단일화를 위해 토론한 이후 4년 5개월여 만이다. 물러섬 없는 설전은 계속됐다.

“적폐 세력이 저를 지지한다고 한 말은 문 후보가 한 말이다. 제가 한 말이 아니다. 지금 적반하장이다.”(안 후보)

문재인
“그분들이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나. 그 정당(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윤상현 의원이 (안 후보) 지지 말씀도 하고, 자기들 힘만 갖고는 안 되니 안 후보 밀어주자고 하는 것 아니냐.”(문 후보)

“북한이 촛불 집회에 대해 우호적으로 발언하면 촛불 집회에 나온 일반 국민이 북한과 가깝나? 그건 말이 안 되는 궤변이다.”(안 후보)

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다가 이번에는 문 후보를 돕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에 대해 “문 후보가 손잡으면 전부 다 죄가 사해지고, 저는 지지를 받으면 적폐 세력이 되는 건가”라고 재차 공격했다.

홍 후보와 문 후보의 공방 역시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 불 뇌물 수수할 때 몰랐느냐”는 홍 후보의 공격에 문 후보는 “지금 노 전 대통령이 뇌물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냐. 그 말은 책임져야 한다”고 발끈했다.

이에 홍 후보는 “검찰이 발표한 것이다. 알았나, 몰랐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순실은 밖에 있었고 어쩌다 청와대에 왔다 갔다 했다”며 “그런데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붙어 있었잖나”라고 추궁했다. 또 “붙어 있던 사람이 몰랐다면 면책이 되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 몰랐다는데 지금 감옥 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후보는 “홍 후보는 검사 출신 아닌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유죄라고 구속했는데 무슨 말인가”라고 응수했다.

홍 후보는 ‘주적(主敵)’ ‘친북좌파’ 등 거친 표현까지 써 가며 문 후보를 공격했다. “지금 주적은 문 후보”라는 홍 후보의 표현에 문 후보는 “저는 뼛속까지 서민인데 왜 제가 주적이냐”고 따졌다. 이에 홍 후보는 “친북좌파이기 때문에”라며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제일 먼저 북한을 찾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주적”이라고 우겼다.

이에 문 후보가 “북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자 홍 후보는 잠시 침묵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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