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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롱이’ 배우 이규형, ‘약쟁이’ 연기 묻자…1초 만에 입 꼬리 씰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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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롱이’ 배우 이규형, ‘약쟁이’ 연기 묻자…1초 만에 입 꼬리 씰룩

조윤경 기자 입력 2018-01-30 14:48수정 2018-01-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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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고 차분한 눈빛. 중저음의 굵은 목소리.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23일 만난 배우 이규형(35)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동성애 마약사범 ‘해롱이’ 유한양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본래 ‘무뚝뚝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말수가 적고, 집 밖으로도 잘 나가지 않는단다. 그런 그에게 “‘약쟁이’ 연기는 어떻게 한거냐”고 물었다. 1초 만에 이규형은 해롱이가 되어 눈 꼬리와 입 꼬리를 씰룩였다.

“언젠가 교도소 방에 마약사범들만 모아 두면 틱 장애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는 얘길 들었어요.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입을 움직여서 약 기운이 있을 때 나오는 습관을 표현하려고 했죠.”

해롱이는 감방 안에서 다른 죄수들에게 혀 꼬인 발음으로 “쓰레기”, “양아치”같은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던져 시청자들에게 통쾌함과 웃음을 선사했다. 애인을 향한 일편단심의 순애보나, 약을 끊으려 애쓰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방송 내내 주연 못지않은 인기를 누려 ‘감빵 최대 수혜자’라 불린다.

“가장 어려웠던 건 해롱이가 약에 취한 정도가 계속 바뀐다는 설정이에요. 약을 먹으면 멀쩡하다가 약 기운이 서서히 사라지면 다른 모습이 나와야 설득력이 있거든요. 시간 순으로 촬영하는 것도 아니라서, 나중엔 모든 장면마다 ‘지금 상태는 약 기운 몇 퍼센트’식으로 메모 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얼굴을 널리 알린 이규형은 연극과 뮤지컬, 영화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18년차 배우다. 드라마 ‘도깨비’, ‘화랑’에도 출연했다. 특히 ‘비밀의 숲’에서 죽은 자식을 대신해 복수하기 위해 살인 계획을 세웠던 냉철한 윤과장 역을 연기했던 사실이 알려져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새로운 역할과 작품에 끌려요. 안 해본 걸 시도해보고 싶고요. 이 장면이 어떻게 하면 흥미롭고 독창적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보는 사람이 쫀득쫀득 쫄깃쫄깃 긴장할까 고민하죠. 마지막엔 자신도 모르게 ‘아우, 속 시원하다’ 말할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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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극판을 돌아다니며 배우를 발굴하던 신원호 PD의 눈에 띄어 캐스팅됐다. 지금도 뮤지컬 ‘팬레터’에 출연 중이다. 이규형은 신 PD에 대해 “2시간 가까운 면접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취미는 뭔지, 친구들과 뭘 하는지에 대해 한 시간도 넘게 이야기했어요. 대개 오디션은 연기만 하고 나오거나, 준비한 연기를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극중 해롱이가 교도소 출소 후 끊었던 마약에 다시 손을 대는 결말에 대해선 “바람직한 설정”이라고 평가했다.

“감독님과 배우 모두가 범죄자를 미화시키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어요. 저 또한 마약이란 행위가 쉽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마약은 한 번 시작하면 그만큼 끊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 결말이었습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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