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객들 ‘총 맞은 것처럼’…‘빨간 맛’ 제대로 보여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27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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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무대에 서는 가수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과 걸그룹 레드벨벳(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무대에 서는 가수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과 걸그룹 레드벨벳(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 미리 보는 평양 공연 ‘봄이 온다’

조용필·최진희·이선희 대표곡 선봬
YB는 평화통일 염원 곡 ‘1178’ 연주
남북 합동 공연 등 다양한 무대 준비


‘그 겨울의 찻집’부터 ‘빨간 맛’까지?

4월1일과 3일 조용필을 비롯해 최진희, 이선희, YB(윤도현밴드), 그룹 레드벨벳, 서현이 북한 평양 무대에 선다. 백지영, 정인, 알리 등도 함께 나선다. 이들은 28일 서울에서 합동연습을 한 뒤 30일 북한으로 날아가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과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 봄이 온다’ 공연을 펼친다.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앞선 사전 행사 겸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이기도 하다.

● 북한에 낯익은 노래들

각 가수들은 대표곡과 함께 북한에 알려진 노래를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할 전망이다. 조용필, 최진희, 이선희 등 북한에서 공연한 가수들의 노래가 이미 북한 주민들에게 불려졌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남한 가요가 현지에 전파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2005년 평양에서 공연한 조용필은 ‘그 겨울의 찻집’을 비롯해 당시 불렀던 ‘친구여’ ‘허공’ 등을 다시 부를 가능성이 있다. ‘그 겨울의 찻집’은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앞서 세 차례 방북 공연을 펼친 최진희는 북한 주민들에게 낯익다. 현지에 잘 알려진 ‘사랑의 미로’와 ‘우리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등을 부를 전망이다. 특히 ‘사랑의 미로’는 삼지연관현악단이 2월 강릉과 서울 공연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선보인 ‘J에게’도 원가수인 이선희의 무대로 펼쳐진다. 이선희도 2003년 평양을 방문해 ‘J에게’와 ‘아름다운 강산’ 등을 선보였다. 2002년 평양에서 노래한 YB는 이번 무대에서 더욱 특별한 곡을 부른다. 윤도현은 최근 SNS를 통해 “그동안 만든 YB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곡 중에서 이번엔 ‘1178’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거리인 1178km를 뜻한다. 백지영은 북한 젊은이들에게 유명한 것으로 알려진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를 예정이다. 정인은 2012년 ‘월간 윤종신’을 통해 선보인 ‘오르막길’을 불러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받았다.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에 앞서 회견장에 울려 퍼지기도 했다. 알리는 김추자의 ‘무인도’,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공연 실무단에 전달했다.

그룹 레드벨벳이 어느 정도 수위의 표현으로 무대를 펼칠지도 관심사. 북한 주민들에게는 다소 선정적이거나 어렵게 다가갈 수 있는 퍼포먼스와 노랫말을 어떻게 펼쳐낼지가 관심의 핵심이다. 대표곡 ‘빨간 맛’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배경음악으로 쓰인 바 있어 무난한 선곡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1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무대에 오른 가수 겸 배우 서현(오른쪽 두 번째). 사진제공|청와대
지난달 11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무대에 오른 가수 겸 배우 서현(오른쪽 두 번째). 사진제공|청와대

● 한반도에 평화를…‘봄이 온다’

소녀시대 출신 서현은 이미 2월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 깜짝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당시 북한 가수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부르며 감동을 안긴 바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형태의 무대를 꾸미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서현은 이번 공연의 진행자로도 무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이들은 3일 북측 예술단과 함께 합동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남북 가수와 연주단의 협연 무대가 꾸며지며, 그 레퍼토리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을 방문해 공연 사전점검을 하고 돌아온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북측 연주자와 우리 가수, 우리 연주자와 북측 가수, 남북 연주자 협연 등 다양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 가수들은 이번 공연이 ‘봄이 온다’라는 제목처럼 오랜 기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또 하나의 작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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