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빌보드 차트 우리 이름 보면 신기… 1위 그날까지 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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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고척돔서 세계 순회공연 마지막 무대

8∼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특설무대에서 공연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가운데)은 “앞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 싱글차트 10위권에 오르는 목표를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8∼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특설무대에서 공연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가운데)은 “앞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 싱글차트 10위권에 오르는 목표를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시장에 진출해 영어로 된 노래를 발표하는 것은 저희의 길과는 다르다 생각합니다.”

10일 오후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열린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 앞에 선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는 “멤버들 전원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 회사와 계약을 맺고, 미국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아시아 가수가 미국 시장에 데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날은 방탄소년단의 세계 순회공연 시리즈 ‘BTS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III The Wings 투어’의 대단원을 맺는 마지막 공연 날이었다. 이번 투어에서 방탄소년단은 열 달간 북미, 남미, 아시아의 19개 도시 40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연인원 55만 관객을 동원했다.

○ 방시혁, “케이팝 새 산업모델 만들겠다”

“저는 어려서부터 국가대표 스포츠 경기도 챙겨 보지 않을 정도로 국가란 실체에 무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현장에 가니 (왼쪽 가슴을 가리키며) 여기다 태극기를 자수로 박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최근 방탄소년단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축하무대, 엘런 디제너러스 쇼 등 미국 인기 TV 토크쇼 출연에 동행한 그의 소회다. 방 대표는 일련의 일을 “진출이 아닌 초청”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당분간은 한국어 가사를 고집할 겁니다. (멤버) 본인들이 표현하기 가장 좋고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는 언어가 제일 좋죠.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유튜브 등지에 적극적으로 번역해 소비하고 (가사에서) 위안받는 팬들이 있다. 다만, 열성 팬이 아닌 가볍게 소비하는 (해외의) 일반 대중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방 대표는 “방탄이 미국에서 거둔 소기의 성과에 제가 정신 차려 실기하지 않고 산업모델로 잘 만들어서 이후 다른 이들이 서구에 진출하는 기회를 여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케이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했다.

○ 방탄소년단 “다음 목표는 빌보드 앨범차트 1위”


방 대표에 이어 기자들 앞에 앉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요즘 신드롬에 대해 여전히 믿기 어렵다면서도 큰 포부를 드러냈다. 슈가는 “10년 전부터 매주 빌보드 차트를 확인했는데 (우리의 이름이 거기 든 걸) 보고 있으면 신기하다”면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보러온 TV 프로듀서들이 팬들의 엄청난 열정을 보고 (토크쇼) 방송을 결정한 것 같다. 그래서 팬들께 가장 감사하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9월 낸 ‘LOVE YOURSELF 承-Her’ 음반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7위에, 11월 신곡 ‘MIC Drop’ 리믹스 버전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28위까지 올랐다. RM은 엘런 쇼에서 영어 실력이 화제가 된 데 대해 “솔직히 시트콤 ‘프렌즈’만 본 것은 아니고 영어학원을 스무 곳 넘게 다녔다”면서 “책으론 단어 암기만 하고 (영어) 영상을 많이 보는 게 최고라 본다”고 했다.

2만 명의 관객이 돔을 꽉 채운 이날, 방탄소년단은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RM은 가사의 여성혐오 논란(본보 2016년 7월 6일자 보도)이 인 ‘BTS Cypher PT.3: KILLER’의 노랫말 중 ‘남자는 담배, 여자는 바람피울 때’를 ‘누구는 담배, 누구는 바람피울 때’로 고쳐 불렀다.

‘봄날’에선 ‘여긴 온통 겨울…’을 ‘저긴 온통 겨울…’로 바꿨다. RM은 “‘Cypher 3’는 저 스스로 가사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봐 수정했다. ‘봄날’엔 어려운 시절(겨울)을 지나온 현재의 상황을 반영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대한해협을 건너가 TV 출연 등 일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방탄소년단#방시혁#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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