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내 사랑 내 곁에’ 구간반복, 김현식 27주기를 기리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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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故 김현식 6집 앨범 이미지.
가수 故 김현식 6집 앨범 이미지.
⑪ 김현식-내사랑 내 곁에

음악 마니아들에게 11월1일은 ‘엄숙한’ 기념일이다. 여전히 우리 대중음악계를 지배하는 불멸의 명곡들을 남긴 유재하, 김현식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날이다. 두 가수는 각기 부드러운 미성과 거친 탁성으로 상반된 음색을 가졌지만, 서정적 노랫말로 빚어내는 사랑과 고독의 노래를 쓸쓸한 영혼에 담아 불렀다는 점은 비슷하다.

두 사람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노래들이 많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 배우 김주혁의 안타까운 부음에 떠오른 노래는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이다. 구슬픈 바이올린 선율 위로 울부짖듯 토해내는 김현식의 거친 목소리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절절함 그 자체다.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당신의 그 웃음 뒤에서 함께 하는데’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김현식이 세상을 떠나고 2개월 후인 1991년 1월 발표된 노래다. 신촌블루스에서 기타를 치던 오태호가 1988년 만들어둔 걸 김현식이 듣고 자신에게 달라고 한 노래다. 간경화로 투병중이던 김현식이 정식 녹음을 앞두고 사망하는 바람에 가녹음해 둔 상태의 노래가 음반에 담겨 세상에 나왔다. 김현식은 앞서 ‘비처럼 음악처럼’ ‘사랑했어요’로도 사랑을 받았지만, ‘내 사랑 내 곁에’는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이 노래가 수록된 김현식 6집은 약 300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은 멀어 집으로 향해 가는데’라는 노랫말이 원래는 ‘시간은 멀어짐으로 향해 가는데’인데, 김현식이 다르게 불러 지금의 가사로 굳어졌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90년대엔 빈 카세트테이프에 여러 노래를 녹음해 나만의 편집앨범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 대학 시절 ‘내 사랑 내 곁에’를 처음 듣고, 당시 이별한 적도 없는데 공연히 노래에 꽂혀, ‘내 사랑 내 곁에’ 1곡을 빈 테이프에 가득 채워 오후 내내 목 놓아 따라 부르던 일이 떠오른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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