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윤 “꼭 이 곡이어야 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1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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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윤은 힘든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한참을 남았기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앞만 보고 달려 나가기로 했다. 스포츠동아DB
전지윤은 힘든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한참을 남았기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앞만 보고 달려 나가기로 했다. 스포츠동아DB
‘투윤’ 때부터 묵혀둔 곡…성숙보다는 숙성
뭔가 이 곡으로 시작해야 일이 풀릴 것 같아
난 혼자다…아껴둔 노래 하나씩 선보일 것


말로 다 하기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그룹 포미닛이 해체되고 지난 1년의 시간은 전지윤에게 많은 것을 되돌아보고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신곡을 선보일라치면 번번이 예상치 못한 일로 발목이 잡히고, 갖가지 일이 툭툭 터졌다. 의도치 않게 공백이 길어지고, 말 못할 마음고생을 했다. 그 사이 몸무게는 6kg이나 빠졌다.

9월12일 공개하는 싱글 ‘저기요’는 애초 7월 발표할 계획이었다. 좋은 말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뤘다”지만 그 안에는 당시 소속사와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었다.

“처음엔 포미닛의 유닛 ‘투윤’(전지윤·허가윤)으로 활동할 때 선보일 곡이었다. 그때부터 각종 일이 생기면서 ‘묵은지’처럼 묵히게 되더라. 곡을 만들어준 프라이머리 오빠가 새로 만들어줄 테니 그만 포기하라고까지 했다. 그래도 놓을 수 없었다. 뭔가 이 곡으로 시작해야 일이 풀릴 것 같다고 할까. 꼭 그래야만 ‘보석함’에 아껴두었던 내 곡들을 하나씩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지윤은 현재 혼자다. 포미닛 해체 후 계약을 체결한 전 소속사에 위약금까지 물어주고 홀로 됐다. 누구의 지원도 없지만, 마음만은 편하고 꿋꿋하다.

“체력을 단련한 것 같다. 성숙해졌다기보다는 숙성된 느낌처럼. 한동안은 너무 힘들어서 약을 먹고 자야할 정도였다. 그런 일을 겪고 나니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홀가분하다.”

전지윤에게 지금, 이순간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홀로서기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혼자의 힘으로는 앨범 홍보나 프로모션 등을 거창하게 할 수 없다. 물론 그렇게 할 생각도 없고.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느낀 게 있다. ‘상황을 탓하지 말자’는 것이다. 마케팅도 중요하겠지만 ‘음악만 좋으면 언젠가는 들어주지 않을까’하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긍정의 힘’은 전지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보다 먼저 신곡을 선보인 현아에 대해서는 경쟁심이나 부러움 따위는 전혀 없다. “비교도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현아는 솔로 가수로 6장의 음반을 발표했고, 전지윤은 이제 두 번째다.

“인정해야할 것은 인정해야한다. 솔로로는 현아가 선배다. 축적의 힘을 높게 산다. 그만큼 많은 것을 쌓았으니 비교할 수 없는 거다. 경력으로 따지면 신인과 베테랑이지 않나.”

출발은 늦었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가진 자의 여유다. 9월부터 한달 간격으로 선보일 신곡을 쌓아두었다. 그는 “회사가 있다면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만, 나는 혼자다. 내 마음대로 곡을 내고 싶을 때 낼 수 있어서 얼마나 좋겠나”라며 “이제 시작하는 문들 두드렸으니 앞으로 활짝 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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