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태양까지 제친 윤종신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1일 06시 57분


코멘트
가수 윤종신. 스포츠동아DB
가수 윤종신. 스포츠동아DB
6월말 낸 ‘좋니’, 음원차트 1위 질주
입소문 탄 음악의 힘…역주행 파란


이변 아닌 ‘이변’이다.

가수 윤종신이 두달전 발표한 ‘좋니’가 주요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16일부터 시작해 20일까지 닷새째다.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던 아이돌그룹 워너원과 3년 만에 신곡을 발표한 빅뱅 태양까지 제친 결과라 가요계에서는 ‘파란’이라고도 평한다.

6월22일 발표한 ‘좋니’는 윤종신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음원공개 플랫폼 ‘리슨’ 프로젝트의 10번째 곡이다. 공개 당시 음원차트 5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하다 최근 음악 팬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역주행’ 신화까지 쓰고 있다.

윤종신은 과거 전성기시절에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1990년대 대표 음악순위프로그램이었던 KBS ‘가요톱텐’에서도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1993년 ‘오래전 그날’과 1996년 ‘환생’으로 각각 2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 이후 생긴 음원차트에서 2015년 빈지노와 함께 내놓은 ‘더 컬러’로 1위에 오른 적 있지만, 윤종신 혼자 힘으로는 첫 1위다.

‘좋니’가 뒤늦게 빛을 보게 된 이유는 ‘입소문’ 덕분이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모바일 음악채널 딩고를 통해 공개된 라이브 영상이 시선을 끌었다. 일반인들의 커버 영상이 유튜브에 수십 개 올라오면서 점차 소문이 퍼져 나갔고, 점차 차트에서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특히 데뷔 28년 차인 중견가수, 그것도 발라드 곡으로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각종 예능,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았고, 팬덤층이 확고한 10∼20대 아이돌 가수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만큼 음악 자체에서 나오는 ‘힘’이 크다는 이야기다.

소속사 측은 “대중적인 멜로디와 윤종신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 덕분인 것 같다”며 “또 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노래방에서 20∼30대 남자들이 많이 따라 불렀다”고 밝혔다.

윤종신은 그동안 실시간 음원차트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몇 만 명의 팬덤을 가진 가수가 아닌 이상 실시간 차트 1위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모든 음악은 서서히 인기를 얻고, 순위에서도 역주행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