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내 마음을 진정성 있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5일 06시 57분


가수 이효리가 4일 오후 서울 화양동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정규 6집 ‘블랙’ 발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근황과 새 앨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가수 이효리가 4일 오후 서울 화양동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정규 6집 ‘블랙’ 발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근황과 새 앨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9곡 작사 8곡 작곡…6집 ‘블랙’ 발표
과거 화려한 퍼포먼스 앨범과 극과극
무겁고 어두운 사운드…“또 다른 나”


이효리는 다양한 모습을 가졌다. 무대에서 ‘섹시 카리스마’를 내뿜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선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친숙함을 안긴다. 유행을 선도해 여성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고, 남성들에겐 가상의 여자친구였다. 걸그룹 멤버에서 솔로가수로, 성공적 변신의 표본이기도 하다. 그런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1998년 핑클로 데뷔해 지금까지 사랑받고 뉴스메이커가 됐다.

4일 6집 ‘블랙’으로 4년 만에 돌아온 이효리는 데뷔 19년차에 또 새로운 도약대에 섰다. 솔로 데뷔곡 ‘텐 미니츠’나 ‘유고걸’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연상되는 음악은 없고, 다소 무겁고 어두운 사운드의 음악으로 6집을 채웠다. 2013년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에 정착한 뒤 이어온 자연친화적 생활방식과 새 음악이 닮아 있다.

이날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연 컴백 기자회견에서 이효리는 “과거 모습만으로는 아티스트로서 발전이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또 “내 안에 다양한 내가 있다. 한쪽 면만 사랑 받으면 다른 면이 아쉽다. 이번엔 내 어두운 면도 사랑받으면 좋겠다는, 가수로서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전작 5집 ‘모노크롬’에 어쿠스틱 사운드를 시도하며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6집에서 10곡 중 9곡을 작사, 8곡을 작곡하며 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겉모습으로는 더 이상 예쁘지 않을 거라 여기고, ‘깊이 있는 음악’으로 다가가자 생각했다. 내가 만든 곡으로, 내 마음을 진정성 있게 보여드리는 데 신경을 쏟았다.”

하지만 과거의 이효리를 기대했던 이들은 이질감을 느낄 법하다.

이효리는 “대중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잡으려 한 건 아니다”면서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겪어야 끝까지 살아남는 아티스트가 된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과도기라 여기고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이효리는 현재 JTBC ‘효리네 민박’을 통해 일상의 속살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요정’이었던 핑클 당시 모습과 괴리가 크다.

“어려서부터 부유하지 않았고, 특별히 잘나지도 않았다. 연예계에 데뷔하면서 평범하지 않게 되고, 사람들과 구분지어 지내다보니 현실과도 멀어지게 됐다. 제주에 살면서 이웃과 스킨십을 하며, 화려하게 살면서 잊고 있던 내 모습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4년의 공백은 그런 평범함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기다린 시간”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겨울 광장의 뜨거웠던 촛불 함성을 들으며 ‘서울’이란 노래를 만들었고, 이후 20곡이 순조롭게 만들어져 10곡을 추렸다. 남편 이상순과는 “서로 좋아하는 음악이 달라” 간여나 조언은 없었다.

“뮤지션은 나이가 들수록 음악의 깊이와 폭이 커지는 법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감에 내면을 키워야겠다 생각했다. 예전엔 예쁜 모습으로 사랑받았다면, 이젠 세상에 관심도 더 갖고 고민도 더하면서 깊이와 울림 있는 음악으로 점차 사랑받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

이효리는 5일부터 1주일간 음악방송에 출연한다. 차후엔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마다” 싱글로 내겠다고 했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이효리의 음악’을 잘 보여드리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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