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진언 “통기타처럼, 잊혀지지 않는 음악 할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3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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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곽진언. 사진제공|뮤직팜
가수 곽진언. 사진제공|뮤직팜
■ 정규앨범 ‘나랑 갈래’로 정식 데뷔한|곽진언

슈스케6 우승 후 소속사 ‘뮤직팜’ 둥지
꼬박 12개월…11트랙 직접 프로듀싱
“과묵한 이미지? 말도 많고 잘 놀아요”

곽진언(25)에게선 ‘바른 청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준수한 용모와 진지한 말투도 그렇지만, 음악적 방향에 대한 고민과 상업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드러낼 때 더욱 그랬다. 셋방살이 가난한 음악가로 살면서도 ‘슈퍼스타K6’(슈스케6) 우승 상금 중 2억원을 어려운 어린이들의 공부방 마련을 위해 쾌척한 일은 차치하더라도, 그의 가치관은 말과 태도에서 충분히 배어져 나왔다.

2014년 ‘슈퍼스타K6’ 우승자 곽진언은 최근 첫 앨범 ‘나랑 갈래’를 내고 정식 데뷔했다. 그러기까지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의 소신과 인성을 더욱 확인할 수 있다.

곽진언은 ‘슈스케6’ 이후 고민과 선택의 시간을 보냈다. 즉각 데뷔해야 하는지, 소속사는 어떻게 할지 등이었다. ‘슈스케6 우승자’ 후광을 업고 성급하게 앨범을 내기보다는, 우선 음악을 잘 펼칠 수 있는 소속사를 먼저 찾았다. 뮤지션으로서 더 큰 그림을 보고 숨고르기를 한 것이다.

작년 2월, 평소 존경하던 가수 김동률과 이적의 추천을 받아 뮤직팜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첫 음반에서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고민했다. 상업적 성공을 위해 지극히 대중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먼저 펼치기로 했다. 그리고 약 1년 동안 음악작업에만 매달렸다.

“첫 음반을 정규앨범으로 하자는 회사의 제안에 기뻤다. 나도 그러길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앨범은, 빨리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었다.”

곽진언은 자신이 생각한 음악적 장점, 하고자 하는 음악을 잘 버무려 첫 앨범 ‘나랑 갈래’의 11트랙을 모두 프로듀싱했다. 자신의 색깔을 오롯이 드러내겠다는 의지이자 음악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그야말로 ‘곽진언표 음악’의 탄생이다.

“‘하고 싶은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다. 작업을 끝냈다가도 다시 엎으면서 꼬박 12개월을 보냈다. 내 모습이 그대로 담긴 앨범이었으면 했다. 솔직한 음악으로 첫 인사를 하고 싶어 화려한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으려 했다. 제 음악에서 풋풋함을, 진솔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곽진언의 매력은 중저음의 묵직한 목소리다. 이를 기타와 결합시키면 ‘쓸쓸한 음악’을 하기에 더 할 나위 없어진다.

“쓸쓸한 음악은 위로가 된다. 잔잔함에서 오는 포근함이 좋다. 공연할 때 공감하고 교류하는 데도 좋다. 공연하면서 나 스스로도 위로를 받는다. 관객이 공감해주면 기쁘고 보람 있고 자존감도 느낀다.” 하지만 그 감성은 가수마저 우울하고 과묵한 이미지로 만든다. 실제로 만난 그 역시 꽤나 진지해보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우울한 감성을 좋아하지만, 무조건 그런 건 아니다. 말도 많고 쾌활하며 사교성도 있고 놀 때는 잘 논다”고 ‘선입견’을 경계했다.

“통기타 음악은 유행을 안 탄다. 어디선가 꾸준히 흘러나온다. 따뜻한 음악이어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나도 잊혀지기 싫다. 보편적 감성을 노래하면서도 잊혀지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다.”

곽진원은 ‘슈스케6’ 이전엔 서울 서교동 일대, 이른바 ‘홍대’의 언더그라운드 무대에 올랐다. “수입이 불안정한 가난한 음악가로만 살 자신이 없었다”는 그는 “미래의 내 가족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슈퍼스타K’ 출연 배경을 솔직하게 말했다.

“내 입으로 ‘나는 가수 곽진언이다’라고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하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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