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박 “진심이 담긴 노래, 팬들에게 전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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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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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박.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버나드 박.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순수한 재미교포 청년의 한국 정착기가 시작됐다.

한국 땅을 밟은 것은 10살 때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이 처음이었다. 한 번 낙방한 오디션프로그램에 “오기로 다시 도전”했고, 결국 1위까지 하며 아예 이 곳에 터를 마련했다.

4월 방송한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 3’ 우승자 버나드 박(21) 이야기다.

방송이 끝나고 5개월 만에 데뷔 앨범 ‘힘’(HIM)을 발표한 그는 한국어가 익숙지 않은 탓에 말투는 서툴고 더뎠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최대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2013년 말 미국 애틀랜타에서 진행된 예선에서 합격한 후 ‘오늘 일’을 상상도 못했다. 그저 2012년 방송한 ‘K팝스타 2’에서 예선도 아니고 동영상 오디션에서 떨어진 것에 대한 ‘자존심 회복’이라도 하고 싶었다.

“탈락 충격이 너무나 커 한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어떻게든 잊으려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일만 했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도 잘 못하는 스타일인데 노래는 달랐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신기했다.”

“국내 가요계에는 없는 매력적인 음색”이라고 한 유희열이나, “맞으면 죽는 핵주먹 같은 목소리”라는 박진영의 평가처럼 그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 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고음부터 저음까지 ‘음을 가지고 놀 줄 아는’ 뛰어난 풍부한 가창력은 그에게 큰 무기지만, 해외에서 태어난 탓에 서툰 한국어 실력은 장애 아닌 장애가 되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에게도 “가사 전달력이 부족하면 감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평가를 들은 터라 여간 부담이 아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우승이 아니라 톱10에 들어가기 전 처음으로 한국 가요를 불렀을 때다. 유희열 심사위원님이 제 노래를 듣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감정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자존심이 상했다. 한국인인데 한국 가요를 잘 부르지 못한다고 하니 미칠 것 같았다. 그때부터 가요에 더 집중하고 한국어 레슨을 받고 있다.”

버나드 박.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버나드 박.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혜 중 하나인 소속사 결정도 “가요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다.

“굉장히 디테일하게 가르쳐주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박진영 프로듀서도 ‘이런 기회가 아무나 오지 않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고 조언해줬다.”

박진영은 버나드를 연습시키기 위해 자신이 만든 500곡 가운데 가장 부르기 어려운 곡을 찾다 ‘난’을 시켰다. 박진영은 버나드가 부른 ‘난’을 듣고 울컥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 곡은 데뷔 앨범에 수록됐다.

“처음 부를 땐 호흡이 딸려서 쓰러졌다. 호흡은 물론 기본적으로 노래를 배워본 적이 없다. 보컬 레슨비가 비싸서 혼자 연습하고 부르는 게 전부였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다시 노래한다는 것이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다.”

버나드 박의 데뷔 앨범은 부드러운 보이스와 잘 어울리는 잔잔한 발라드로 가득 채웠다.

그는 “진심을 담을 수 있어 좋고, 감정까지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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