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백’을 지키려는 ‘이유 있는’ 움직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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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쓰백’.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 ‘미쓰백’.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배우 한지민 주연의 영화 ‘미쓰백’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영화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제작비가 16억원에 불과한 이 작품은 여타 상업영화와 비교해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 소개되는 상황이지만 그 한계를 딛고 잔잔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작품의 힘이자, 이를 알아본 관객의 선택으로 가능한 일이다.

‘미쓰백’(감독 이지원·제작 영화사 배)은 상영 2주째 주말인 21일까지 누적관객 45만 명을 넘어섰다. 600여개에 불과한 스크린에서 꾸준히 관객을 모은 결과다. 3주째에 접어든 23일에도 예매율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장기흥행도 기대해볼 만하다.

흥행가도를 달리던 ‘암수살인’과 ‘베놈’의 스크린 수가 일주일 사이 20~30%p 줄어든 반면 ‘미쓰백’은 크게 변화가 없는 모습도 눈에 띈다. 18일 개봉한 ‘퍼스트맨’의 공세까지 견뎌내면서 박스오피스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쓰백’은 상처를 지닌 주인공(한지민)이 우연히 만난 소녀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 뒤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연대하는 이야기다.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아동학대 이슈를 섬세하게 담아내 호응을 얻고 있다.

제작 규모가 큰 상업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가운데 꾸준히 관객을 모으는 상황은 ‘미쓰백’의 저력을 보여준다. 대작에 밀려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영화팬들의 움직임 덕분이다.

‘미쓰백’의 관객들은 소외된 이들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영화에 호감을 드러내면서 스스로를 ‘쓰백러’라고 칭한다. ‘미쓰백’은 주인공 백상아의 극중 호칭. 이를 빗댄 ‘쓰백러’는 ‘미쓰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다. 좀 더 열성적인 팬들은 백상아의 이름을 활용해 ‘백상아리’를 자처하기도 한다.

‘미쓰백’ 마케팅 관계자는 22일 “실제관람객으로 이뤄진 ‘쓰백러’는 SNS를 통해 자체적인 예매권 선물 이벤트를 진행해 예매율 상승은 물론 단체관람을 통한 관객 증가에도 일조하고 있다”며 “‘쓰백러’는 이를 ‘영혼 보내기 운동’으로 부르면서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영화의 호평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주인공 한지민은 또 다른 무대인 영국에서 ‘미쓰백’을 알린다. 25일 개막하는 제3회 런던아시아영화제를 찾아 영화를 직접 소개하면서 유럽 관객과도 만날 계획이다. 영화제 상영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돼 현지의 각별한 관심도 증명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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